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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요즘 읽는 책들44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페미북클럽 10월모임 페미북클럽 10월모임, N번방관련 책읽기 시리즈 2, 어제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참여자들이 모여 서로의 말에 이어지는 말로 대화하고 나서, 각자가 뽑은 책의 구절입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N번방 사건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일을 해낸 추적단불꽃의 삶의 궤적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 완벽한 정답이 과연 있기는 할까?"(221쪽)라는 불꽃의 질문은 우리 각자의 삶에도 들어오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수정교수님과 불꽃의 대담 부분을 읽으며, "개인의 삶 자체를 존중"(249쪽)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손 내밀어"(253쪽)주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216쪽)는 것.. 2020. 10. 30.
포르노그래피의 등장 - 16세기 이탈리아 [포르노그래피의 발명] 이 책에서는 16세기 이탈리아에서 그림과 소설의 형태로 등장한 것을 포르노그래피의 시초로 보고 있다. 그 이전까지는 높으신 분들만 향유하던 것을 인쇄술이 발달하여 대중들이 누리게 되면서 높으신 분들이 걱정했다는 이야기도.. 포르노그래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서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고, 심지어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가 어떻게 처음에 발달하게 되었는지와도 연관되는 일이구나.. 깊이있는 사회 문화 역사 공부가 모든 인간사를 이해하는 데에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2020. 8. 20.
모든 곳에 존재하는 포르노그래피 [포르노그래피의 발명] 포르노그래피는 예술과 구분하기 힘들고 정확히 정의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곧 포르노그래피가 모든 곳에 존재하기도 하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학문적인 수사일 뿐일까. 포르노그래피를 어떤 맥락에서 누가 무슨 목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까. 어쨌거나 그 역사는 쓰여져야 한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2020. 8. 19.
외설이냐 예술이냐 / 에로틱한 작품이냐 포르노그래피냐 [포르노그래피의 발명] "모든 문화에 존재"하는 "성적으로 노골적인 미술과 문학".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오래된 말이 생각났다.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포르노그래피인지의 구분은 분명하지 않다. 시대마다 문화마다 달라진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16세기 유럽 작가들의 "색정적이고 음란한 글"에서 지금의 포르노그래피가 소설 형태로 나오게 되었다는 것. 그 기원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런 책이 있다면 좋겠다. 2020. 8. 18.
포르노그래피의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포르노그래피의 발명] 무슨 이슈든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과거가 현재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미래는 어떻게 되어갈지 희미하나마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포르노그래피의 발명'은 1500년대에서 1800년대의 포르노그래피를 연구한 논문 9편을 실은 책이다. 이번 달 페미북클럽 모임에서는 좀 더 희망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며. 2020. 8. 11.
젠더 트러블 - 누가 무엇을 규정할 수 있는가 정말로 그렇다. 우리가 어떤 특정한 젠더를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를 누가 어떻게 판단하고 규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젠더 트러블'이란 제목의 이 책에서 젠더를 샅샅이 파헤치며 뒤집는 일을 한다 해서, 주디스 버틀러가 어떤 특정한 형태의 젠더로 살아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점을 서문에서 분명히 하고 있다. 2020. 8. 6.
젠더 트러블 - 성차별주의와 페미니즘 관점의 젠더와 섹슈얼리티 젠더는 여성에게 항상 복종의 기호다. a sign of subordination. 그러니까 여성에게 젠더란 여성이 항상 다른 성 즉 남성에 족송되게 만드는 것이다. 조금 갸우뚱했던 문장은 원문을 읽으니 확실해졌다. 젠더가 전복되거나 소거될 수 밖에 없다?는 문장. 원문에는 gender “should” be overthrown, eliminated ... 라고 되어있다. 젠더가 여성을 종속적인 위치에 두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젠더는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없어지거나 전복되거나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본 젠더이다. 젠더를 전복하거나, 젠더를 없애거나, 젠더가 모호해지도록 만든다. 주디스 버틀러는 그 방법으로 drag 즉 다른 성의 옷을 입는 것을 예로 제시했는데, 9년 뒤의 개정판.. 2020. 8. 5.
젠더 트러블 - 레즈비어니즘은 정치적 신념의 성애적 완성인가 레즈비어니즘은 정치적 신념의 성애적 완성인가. 쥬디스 버틀러는 sex와 gender란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뒤에 나오는 질문일 것이다. 젠더란 무엇인지에 대해, 젠더가 실천되고 강제되는 맥락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보는 것.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에 관한 설명은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어떤 성적 실천을 하고 있는 자이게든 다 적용가능하고 그 삶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다. 그러기에 이 어려운 책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것이다. ‘페미니즘을 하려면 레즈비언이어야 하는 건가, 남자와 결혼생활을 하면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인가‘라고 한동안 생각했던 것도, sex와 gender라는 것을 지나치게 좁은 범위로 제한했기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전혀.. 2020. 8. 5.
젠더 트러블 - 발간 30주년! 세상에나. 햇수를 세어보니 벌써 30년이다. 젠더 트러블 영문 초판이 1990년에 나왔으니! 이제는 고전 중의 고전이며 옛날 책이 되어버린 젠더 트러블이네! 읽을 일이 있어서 모국어로 읽으려고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았던 책을 꺼내들었다가, 문득 옛날의 나는 어느 구절에 밑줄쳤을까가 궁금해서 박사공부할 때 미국에서 읽었던 영어책을 꺼내들었다. 꺼내든 순간 그리움이 물씬~~~~ 주디스 버틀러는 이 책이 출간되기 전 1989년부터 이미 자신의 전공분야에 만연한 이성애적 가정을 어떻게하면 잘 비판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배경으로 이 책을 썼나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영어책 원문과 비교해가며 읽기를 하면서 포스팅을 만들었다. 이 어려운 책을 매끄러운 한글로 번역하신 역자(조현준선생님)의 문장들을 비판하려는 것은 절.. 2020. 7. 29.
사디즘의 어원 사드 후작 [안드레아 드워킨. 포르노그래피] 처음에 이 오래된 책을 집어들었을 때 호기심이 갔던 것은 사디즘의 어원이라는 사드 후작에 관한 챕터가 있어서였다. 사디즘이나 마조히즘을 실천해본 적도, 그에 관해 공부해본 적도 없지만, 용어는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궁금하기는 했다. 그런데 이 책의 사드 후작 챕터를 읽으며 구역질과 욕과 토가 올라옴을 느꼈다. '박사'든 '갓갓'이든 '와치맨이든' n번방의 창시자가 후세에 길이길이 칭송되며, 다음세대의 모든 문학작품에 등장하고, 사회 문화 교과서에 등장하며, 시대를 잘못 만난 훌륭한 인물로 추앙되는 느낌이 이런 거랄까. 1700년대-1800년대를 아우르며 살았던 사드 후작은 그 시대의 '박사'고 그 시대의 '손정우'였다. 젠장. 여자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성학대, 성착취, 강간, 고문, 살인 등 할 수.. 2020.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