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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43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왜 어머니노릇? - 낸시 초도로 빵터짐. 여자들은 왜 그럴 필요 없을 때도 엄마노릇을 그렇게 하려고 들까? ㅎㅎㅎ 딱딱한 이론서라고 생각되는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을 엄숙하게 읽다가 가끔씩 이런 빵터지는 구절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페미니즘 이론계의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막상 낸시 초도로우가 왜 여자들이 그렇게 엄마노릇을 하고싶어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어떻게 했는지는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다. 그래서 쪼끔 실망스러우려 했는데, 또 엄마와 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주는 부분에서 딸 둘의 엄마로써 나름 좀 안도감을 느꼈다. 유아기적 엄마와 딸 관계의 유대가 무의식중에도 너무도 강해서, 여자는 성장해서도 가장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여자에게서 찾는 경향이 있다고.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상관없이. 음. 맞는 말 같다. 근데 그럼.. 2020. 5. 8.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정신분석 페미니즘 - 어머니노릇 남자가 여자만큼 어머니노릇을 한다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다르게 자랄 것이다. 모든 성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온 몸으로 학습하며 자랄 것이다. 여성억압의 원인을 개인 내면 세계, 심지어 무의식의 세계에서 찾고 있는 정신분석 페미니즘의 챕터다. 사실 딱히 그림이 그려지지도 않는다. 우리 집 말고 다른 집 이야기가 필요하다. 여성인 나만 어머니노릇을 하고 있는 우리 집 상황에서는 딱히 다른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 이럴 때면 늘 밀려오는 짜증. 자녀 양육이라는 것이 끝이 나지 않는 과제라는 것이 어머니노릇의 함정이다. 쩝. 2020. 5. 8.
어떤 종류의 자매애?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결국 절충적 접근으로 갔다. 여성들이 연대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우정을 쌓는 일 없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행동을 위한 목적으로 연대하고 헤어지는 방식이어야 할지, 아니면 인간적으로 서로 관계맺는 방식이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결국 절충적 접근. 정치적 목적으로 연합하면서, 개인적 우정을 쌓을 기회를 갖는 접근. 다시 말하면 개인적 우정을 쌓을 기회를 가질 뿐, 반드시 개인적 우정을 쌓아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듣기에는 나름 합리적으로 들리기는 한다. 다만 내가 그런 페미니스트들과의 연합을 한 적이 없어서 ㅎㅎ 개인적 삶의 경험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언젠가 이 구절의 의미가 나의 삶에서도 다르게 와 닿을 날이 있겠지. 2019. 12. 16.
연대를 이해하는 벨 훅스의 방식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역시 벨 훅스는 언제나 옳다! 계속되는 5장의 결론 부분. 이번 슬라이드는 전부 벨 훅스의 인용문이다. 연대하기 위해 반드시 위치성이 같아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 공통적인 억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통의 신념과 이익이 중요하다는 것. 벨 훅스의 1984년 책의 인용문인 이 부분은 사실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지난 혜화역 시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고 알지도 못하지만,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바로 그 한 가지만으로 모인 수많은 여성들. 이번 달에 또 모인다고 한다. 가수 구하라씨의 죽음 이후 뭉친 여성들의 기획. 더 이상 이런 자매애가 필요없는 세상이 올 때까지 나도 내 힘을 보태야겠다. 2019. 12. 14.
누군가의 의견을 진정으로 만난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만이라는 사람이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연속 구절 시리즈. 262쪽부터 267쪽에 이르는 5장의 '결론' 부분에 주옥같은 구절들이 많다. 누군가의 의견을 묵인하는 것과 환영하는 것 사이의 차이점. 묵인하는 것은 대략 '응 너는 그런 생각 하는구나. 그래 알았어. 나랑 다르다고. 응.' 뭐 이 정도의 이해만 한다는 것. 환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 사람의 의견을 내가 진정으로 만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의 가능성 앞에 나 자신을 내어놓는 일. 우리 중 누가 이런 일을 쉽게 잘 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의견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 2019. 12. 13.
다른 여성을 이해한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먼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인용하고 있다. 즉 나와 다른 여성들에 대해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엘리자베스 스펠먼이 다른 여성의 삶을 상상하는 것을 처음에 제안했으나, 이후에 단지 상상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며 한 말이다. 누군가를 상상한다는 것은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누군가와 직접 관계맺으며 경험하는 것, 누군가에 대해 책이나 강의 등 간접경험을 통해 알아간다는 것, 그 모든 노력들은 그야말로 나의 마음과 행동을 바꿀 자세를 갖추고 있는 그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2019. 12. 12.
타인에 대해 안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먼은 로빈 모건의 요점을 한층 더 진전시켜서 전 지구, 포스트식민주의, 초국가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서로에게 물을 만한 종류의 진지한 질문을 항목별로 나누었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262-263쪽) 이 구절 이후에 저 위의 질문들이 나온다. 그게 어느 집단이 되었든, 나와 다른 여성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깊이 탐구해본다면 내가 타인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고백만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또 중요한 것은 내가 "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 지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하면 될지 찾는 것. 예컨대 나는 기혼 유자녀 고학력 페미니스트로서, 비혼, 무자녀, 동성애자, 저소득층 여성 등등에 대해 사실 잘 알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2019. 12. 11.
임신중단의 실질적 의미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이 부분은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을 다루고 있는 5장의 맨 마지막, 해당 이론들의 비판점의 첫번째 부분이다. 여성운동이 '권리'를 획득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했을 때, 사실상 그 '권리'의 의미를 잘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즉, 임신중단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해도, 시술 비용이 없어서 결국 못하거나, 혹은 더 중요하게는, 임신중단 결정으로 인해 공동체에서 배척당하거나 가까운 파트너와의 관계가 무너진다면. 그렇다면 단지 그 권리를 획득한 것 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비판점이다. 구구절절 다 맞는 말.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최전선의 페미니.. 2019. 12. 10.
여성의 성매매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여성 페미니즘(들)] 생존을 위해 나의 몸을, 나의 몸의 일부를, 혹은 성적인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고 가정해보려 하는데,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포스트식민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인신매매 특히 여성이 인신매매에 끌려가 성매매로 전락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위 구절은 국제적인 성매매와 성 관광에 반대하는 샐리 숄츠와 숀 메건 번의 견해이다. 나와 상관없다고 얼핏 생각이 되지만, 사실 나와 상관없지 않다. 모든 여성의 문제는 다 연결되어 있기도 하니까. 공부를 더 해야겠다. 2019. 12. 9.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전세계 여성들의 위치의 차이 이와 관련해 마리아 미즈는 서구 여성과 개발도상국의 여성이 경쟁자가 되는 다음의 예를 제시했다. 수출을 위한 의류 산업에서 일하는 남반구의 제3세계 여성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그들에게 유익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면, 북반구 여성들은 그 옷이 너무 비싸 구매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통해 연결된 이 두 부류의 여성들은 적대적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 이렇게 상충하는 이해관계는 스스로 모든 여성의 선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요한 문제다. 가난한 여성들이 더 많이 가지려면 부유한 여성들이 그만큼 적게 가져야 한다. 이것이 이 세상의 '가진 자들'에게 인기 있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2.. 2019.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