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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요즘 읽는 책들44

[피리부는 여자들] 남자가 없어도 잘 살아 내가 이 책을 펀딩하게 된 것은 휘슬러 냄비세트에 관한 대화를 보고 나서였다. 딸이 결혼하면 주려고 휘슬러 냄비세트를 사서 몇 년째 고이 쟁여놓는 엄마와, 독립해서 원가족에서 이사나가면서 그 냄비세트를 달라고 주장하는 딸의 대화. 온 가족이 다 있는데 이 책이 왔다. 아니 정확하게는, 학교도 못 가는 요즘 집 앞에 오는 택배상자를 문 빼꼼 열고 찾아 들여오는 게 삶의 낙인 둘째가 택배상자를 들여왔다. 박스를 뜯고 책을 펼쳐서 휘슬러 냄비세트에 관한 엄마와 딸의 대화 장면을 읽어주었다. 중학생인 큰아이는 황당해하며, 몇 초간 생각하다가, 나는 그런 거 필요없다고 했다. 음.. 하고 역시 몇 초간 생각하고서, 엄마는 휘슬러 냄비세트 안 사놓을 거야, 라고 했다. 남편은 '혼자 사는 여자가 그 냄비 세트가 왜.. 2020. 4. 19.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 자살한 부모의 자식들 시작은 페미니즘 서점 '달리,봄'의 멤버쉽이었다. 매 시즌마다 한 명의 페미니스트를 정해서, 그 분이 추천하는 책을 집으로 발송해주는 것이 매력인 멤버쉽 서비스. 약 3개월간인 이번 시즌 동안 한 권의 책만 받아보는 '달리' 회원을 신청했는데, 설명을 읽어보고 나서 두 권을 더 구매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아예 시즌동안 3권을 받아볼 수 있는 '봄' 회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번 시즌의 페미니스트 권김현영 선생님이 추천했다는 어떤 책을 쓴 작가가 그보다 먼저 쓴 책이니, 함께 읽어보면 좋다고 했다. 모두 그래픽 노블이라길래 부담없으려니 하는 생각도 있었다. 추천받은 책은 '부러진 날개'라는 책이었는데, 작가는 사실 그보다 먼저 출간한 이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이 유명해지자 '그럼 당신의 어머니는 .. 2020. 4. 19.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남자단톡방 성희롱 사건 - 아이들을 위하여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졸업생 및 재학생 성평등 공동위원회를 응원합니다. 그대들이 바꿀 교육의 현장을 기대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그대들의 눈물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나 또한 이 주옥같은 선언이 성희롱 사건 피해자들의 발언문임을 기억하겠습니다. 2020. 3. 30.
남자라면 항상 섹스를 하고싶어해야 했다 - 맨박스 12살의 나이에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남자라면 항상 섹스를 원해야 했다는 것을. 그렇지 않았을 때 동성애자라는 놀림과, 놀림보다 더 심한 온갖 욕설들에 마주하게 될 것임을. 2020. 3. 29.
서울교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 그 대학은 안전하지 않다 여초 대학인 서울교대에서도 남초 대학 혹은 남초 직장에서와 다를 바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었다. 서울교대 뿐 아니라 경인교대, 청주교대, 대구교대, 광주교대 등에서도 유사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 그렇게도 사랑스러운 내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저렇듯 성희롱을 일삼는 남자라고 생각해보자. 지금 이 문제가 바로 나의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아직도 사건은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런 와중에 이 모든 일을 기록으로 남긴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졸업생 성평등 공동위원회"에 감사한다. 그들의 눈물과 노고가 다음 세대를 위한 빛으로 계속 반짝이기를 소망한다. * 텀블벅 펀딩으로 완성된 이 책은 현재 페미니즘 책방 '달리, 봄'에 입고되어.. 2020. 3. 29.
남자가 감정을 드러내는 건 나약하다고 배웠다 - 맨박스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이게 시작이다. 남자아이들에게 감정 표현은 나약하다고 가르치는 것. 남자아이를 직접 키워보거나 혹은 주변에서 보며 이런 감정표현 억압과 관련한 사례를 알고 계신 분들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런치 매거진에 유용한 사례로 쓰고 싶습니다. 개인정보는 당연히 다 지워드립니다. 2020. 3. 23.
성매매 수요가 없어지는 그 날까지 - 레이첼 모랜 이 책이 고통 가운데에서 쓰였다는 점은 책의 초반에 쓰여있기도 해서 알았지만, 10년에 걸쳐 쓴 것이었다는 점은 책의 맨 마지막 챕터를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렇다.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그 삶의 무게와 그 삶이 짊어지고 있는 이 사회 전체의 무게에 눌려 고통스러웠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덧붙이는 말'은 이 책의 끝부분에 나와있는 것이다. 레이첼 모랜은 아일랜드 정부를 상대로 성매매경험 증언을 했고, 결국 그 다음해에 성구매자를 처벌하는 법안이 만들어지게 되는 역할을 했다. 또한 성매매 학대 피해를 근절하는 국제단체인 스페이스 인터내셔널도 설립하여,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성폭행 판결을 내리는 판사도,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도, 평범한 남자도, 평범한.. 2020. 3. 21.
2020 세계여성의날 기념 책 추천 2탄 그래픽 노블 2020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책 추천 2탄입니다~! 이번에는 그래픽 노블 입니다. 쉽게 말하면 만화책인데, 그냥 낄낄거리며 소일거리로 보는 만화책이 아니라, 노블(novel) 즉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스토리가 깊이있는 그런 종류의 책을 그래픽 노블로 분류한다고 해요. 이미 문학의 장르로 인정받았다고 하고, 오사 게렌발이라는 스웨덴의 작가가 쓴 저 책들은 매우 유명해서 그래픽 노블 분야의 문학상도 받았다고 합니다.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책들이라 소개합니다. 1. 7층: 운전 중 남자친구에게 손을 물어뜯겨 살점이 떨어져나가기 까지 그 폭력적인 관계를 끊지 못했던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 어떤 식으로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당했으며, 어떻게 그 관계를 끊어나가는지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인간이라면 누.. 2020. 3. 8.
2020 세계여성의날 기념 책 추천 1탄 2020 세계여성의 날 기념 책 소개~! 112년 전 미국 여자들이 자기 삶의 당면문제에 대한 행동을 하며 시작된 것이 세계여성의날이니, 나도 지금 나의 삶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내 방식대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계여성의 날 기념으로 페페연구소에서 몇가지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1탄입니다~ 1. 나도 몰라서 공부하는 페미니즘 : 페미니즘을 알아가는 일이 힘들거나 우울하지만은 않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더불어 입문자들 교육용 예시로 쓰기에도 좋습니다. 웃기고 재밌으면서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페미니즘 입문 웹툰! 2.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페미니즘 인식이 일상이 되기 위해서는 인식을 바꾸는 경험을 하게 하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두말할 것도 없는 벨 훅스의 .. 2020. 3. 8.
페이드 포: 내 가족을 아는 자의 성구매 레이첼 모랜은 아마 저 나이 때 15살이었을 것이다. 잘못은 니가 했는데 부끄러움은 왜 내 몫이어야 하는가. 레이첼 모랜이 온전히 수치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수치스러운 온갖 경험들을 발판으로 딛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를. 어쩌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여성인지도 모르겠다. 2020.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