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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성욕에 대한 오해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N번방 사용자를 포함한 가해자 중에 10대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며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분노했다. 그런데 그 10대들은 대체 누굴 보고 배운 걸까. '82년생 김지영'으로 사상검증을 먼저 하기 시작한 게 과연 10대 남자아이들인걸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온갖 해로운 미디어들을 먼저 시작한 게 과연 10대 남자아이들일까.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남성 페미 교사 김병성은 남자아이들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는지를 여성 교사들에게 질문함으로써 사상검증을 한다고 말한다. 남성은 아니지만 여성 페미 교사 유진은 교사가 농담이랍시고 하는 '야동' 이야기에 대해 여학생과 남학생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혹은 할 수 있는지를 증언한다. 남성 페미 교사 유시경은 놀랍게도 남성의 성욕이란 .. 2021. 1. 19.
교사가 마주하는 성차별적 학교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페미 교사들이 모인 4장에서는 학교의 성차별적 현실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가 드러난다. 학생들이 경험하는 학교의 문화는 상당부분 교사들이 만드는 것일텐데, 바로 그 교사들 자신은 학교 안에서, 자신의 직장 안에서 일상적으로 어떠한 성차별적 교직 문화와 마주하고 있는지 낱낱이 드러난다.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었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도 큰 문제였음이 드러난다. 도대체 왜 성별로 번호를 나눠야 하는가. 4장 후반부에서 유진은 결국 성별분리번호를 바꾸었을 때 아무런 불편이나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애초에 너무도 성차별적인 그 성별분리번호를 고집해야 했을까. 게다가 '여자애들이 뒷 번호면 성차별이야? 응 그럼 앞으로 보내'라고 하는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방식, 아니 사고방식이라 .. 2021. 1. 18.
양육자와 교사, 아이들의 또래문화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양정아 저자는 유치원 선생님이다. 그런데 심지어 유아기의 아이에게서도 가부장제가 몸에 배어,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여자아이들을 무시하는 유아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충격적이었다. 그런 아이가 크면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들이 되는구나 싶었고, 그런 일이 정말로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초등교사 장재영은, 남자애들이 뭘 보고 노는지 모르지 않지만 내 아이가 거기에서 소외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양육자를 만난 적이 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 돌려보는 것은 포르노(광범위한 의미에서)다. 그런데 어떤 아이의 양육자는, 내 아이가 그런 남성연대 또래문화에서 소외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성경은 두 아이의 엄마인 기혼여성이다. 아무리 집 안에서 남편과 함께 성차별 없는 육아를 하려고 노력.. 2021. 1. 17.
동의했잖아? 아닌데?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2019년 11월, 식당에서 상대방 접시에 고기를 덜어준 행동이 '성관계를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런 어이없는 판결을 뉴스를 통해 접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일상에서는 많은 순간 동의와 비동의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섹스할래?라는 애인의 말에 세 번 거절했지만 네 번째에 동의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동의가 되어버린 그 동의는 과연 동의인걸까. 책의 2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동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양지혜의 말은 놀랍게도 7장에서 두 아이의 엄마인 이성경의 말과 만난다. 양지혜의 애인이었던 남성이, 그리고 앞서 언급한 사건의 판결을 내린 그 남성이,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이 '동의'를 그따위로 해석하는 것은 놀랍게도 부모와 어른들이 어린아이를 대하는 방식에서부터 시작된 .. 2021. 1. 16.
피해와 가해의 이분법 앞에서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물론 N번방 사건에서는 분명히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한다. 그러기에 온 국민이, 특히 일부 혹은 대다수의 남성들이, 가해자를 악마화하고 정신병자 취급을 하면서 자기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일인 양 선긋기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정말로 나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을까. 피해와 가해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며 피해와 가해, 혹은 피해와 피해 아닌 것을 명확히 나눌 수 있는 고정불변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내가 직접 N번방에 입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 자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가. 어린 아이들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성차별적 문화를 보고 들으며 온몸으로 배워가는 이 사회를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온 나 자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가. 저자들은 바로 여기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해주, 하영, 지해의 말은 .. 2021. 1. 13.
교육이란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교육이란 뭘까. 사람들은 '교육'이라고 말할 때 대부분 마음 속에 일제 시대에 지어진 학교 교실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교사는 교단에서 말하고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서 듣는 교육. N번방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추적단불꽃 불의 말은(23쪽), 교육이란 기존 사회의 가치관을 그대로 습득하는 사회화가 아니라 기존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과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동진의 말(xii쪽)과 만난다. 그리고 그 말들은 성평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왜'라는 질문이라고 하는 초등교사 해주의 말(136쪽)과 이어진다. 이렇게 말과 말들이 챕터를 넘나들어 만나리라 생각하지 못한 채 각각의 챕터에 의미를 두고 기획한 책이었지만, 나를 포함.. 2021. 1. 12.
[온라인 북토크]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 페미니즘의 관점』 온라인 북토크 ‘N번방’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야 할까요? ‘N번방’ 이후 페미니즘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과 함께 저자들이 엄선한 5가지 주제로 함께 이야기하며 일상에서의 변화와 실천을 모색해 보려 합니다. 일시: 2021.1.20~2.24 (수요일, 5회) 20:00~21:30 참여비: 회차당 1만 원, 전체 신청 시 4만 원 신청: 달리봄 스토어팜(dalibom.co.kr)에서 참여비 결제 후 신청서 작성 페페연구소와 출판사 학이시습의 협찬으로, 신청자 분들 중 선착순 10분께 관련 도서를 증정합니다. (『N번방이후, 교육을 말하다 』, 『여성 학습자 』,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 중 1권) 1회차 (.. 2021. 1. 8.
페페스터디 시즌4: 온라인 글쓰기 모임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기: 학교와 배움의 장면들] 책방 달리,봄과 함께하는 페페스터디, 올해의 마지막 시즌 신청서 오픈합니다. 이번에는 교육과 배움의 장면에서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는 글쓰기 모임입니다. 지금까지 학교와 학교 밖 나를 둘러싼 세계에서 나는 어떻게 젠더화된 존재로 만들어져왔는지, 글을 쓰면서 나 자신과 내 주변 세계를 성찰하는 일을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 [페페스터디 시즌 4 X 아카데미 달리봄]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기: 학교와 배움의 장면들 [온라인 글쓰기 모임] 일시: 2020. 11.30 ~ 12.14. (3회, 매주 월요일) 저녁 7:30 ~ 9:30 방식: 온라인 모임 (줌 화상회의) 참여비: 4만5천원 (책방 달리,봄 멤버쉽 회원은 10% 할인) 신청.. 2020. 11. 20.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페미북클럽 10월모임 페미북클럽 10월모임, N번방관련 책읽기 시리즈 2, 어제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참여자들이 모여 서로의 말에 이어지는 말로 대화하고 나서, 각자가 뽑은 책의 구절입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N번방 사건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일을 해낸 추적단불꽃의 삶의 궤적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 완벽한 정답이 과연 있기는 할까?"(221쪽)라는 불꽃의 질문은 우리 각자의 삶에도 들어오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수정교수님과 불꽃의 대담 부분을 읽으며, "개인의 삶 자체를 존중"(249쪽)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손 내밀어"(253쪽)주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216쪽)는 것.. 2020.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