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 책 (저서, 역서)/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양육자와 교사, 아이들의 또래문화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by 페페연구소 2021. 1. 17.

0123

양정아 저자는 유치원 선생님이다. 그런데 심지어 유아기의 아이에게서도 가부장제가 몸에 배어,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여자아이들을 무시하는 유아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충격적이었다. 그런 아이가 크면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들이 되는구나 싶었고, 그런 일이 정말로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초등교사 장재영은, 남자애들이 뭘 보고 노는지 모르지 않지만 내 아이가 거기에서 소외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양육자를 만난 적이 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 돌려보는 것은 포르노(광범위한 의미에서)다. 그런데 어떤 아이의 양육자는, 내 아이가 그런 남성연대 또래문화에서 소외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성경은 두 아이의 엄마인 기혼여성이다. 아무리 집 안에서 남편과 함께 성차별 없는 육아를 하려고 노력해도, 아이들이 집 안팎에서 노출되는 미디어와 집 밖으로 나가면 만나게 되는 또래 문화의 영향력을 부모가 따라갈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아이들의 또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일이 가능할까. 아이들의 또래 문화가, 여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포르노를 공유하는 것이 자랑이자 우쭐할 일로 여겨지지 않고 부끄럽고 죄스런 일로 치부되는 그런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어도 집 밖의 또래문화로부터 성평등한 관점을 몸으로 체득하는 그런 세상은 어떻게 올 수 있을까. 2회차 북토크의 포인트는 양육자와 교육자가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양육자가 더 중요해~' 혹은 '아니야, 선생님이 더 중요해~' 혹은 '아니야,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이 제일 중요해~' 이렇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다음세대들이, N번방과 같은 일 혹은 이름만 바뀌었지 본질은 같은 그런 일들로부터 자유로우려면, 교육자와 양육자가 함께 어떤 문화를 만들어나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자녀가 있든 없든, 결혼을 했든 안했든, 내가 죽으면 나를 이어 이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갈 다음 세대에게는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하는 페미니즘 일들이 결국은 이 땅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자는 일이니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