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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62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경쟁적이지 않은 강의실 나에게 학교는 어떤 곳이었을까. 페미니스트 교수자로서 페미니즘적인 강의실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먼저 자신에게 해야 할 질문인 것 같다. 자기 자신의 학교 경험, 학습 경험을 돌아보는 일. 연구참여자인 한 페미니스트 교수의 직접인용문인 위 구절은 나에게 학교는 어떤 곳이었는지, 나는 어떤 학생이었는지를 생각해보게 했다. 대한민국 문화 전체가 경쟁인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잘 하는 일일까.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일이다. 2019. 12. 20.
강의실에서의 숙련(mastery)의 의미 확장 페미니스트 강의실의 네가지 원리 중 첫번째, 숙련(mastery). 어떤 지식을 master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즉 기존 학문세계의 주류 관점을 습득하는 것만이 숙련이 아니라, 기존 학문세계에서 배제되어 왔던 목소리인 학생들, 여성들, 그리고 다른 주변화된 집단들의 관점에서 지식을 해석할 때, 바로 그것이 숙련이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강의실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특별히 더 많이 더 자주 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지식이 진정한 페미니스트 지식일 것이다. 2019. 12. 19.
페미니즘 교육에 평생교육의 관점을 스스로 비판하기가 참으로 쓰라리지만, 교육과 교육학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교육학은 사실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게 여겨지는 현실. 그런데 한 가지 비판을 더하자면, 한계점 가득한 학교교육의 패러다임이 아니라, 학교교육의 한계점을 비판하면서 그것을 넘어서고자 출발한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으로 교육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만이 교육이 아니라, 이 책 The Feminist Classroom 에서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상호간의 소통을 통해 서로가 변화해가는 교육. 그것이 진정한 페미니즘적인 교육일 것이다. 2019. 12. 18.
어떤 종류의 자매애?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결국 절충적 접근으로 갔다. 여성들이 연대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우정을 쌓는 일 없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행동을 위한 목적으로 연대하고 헤어지는 방식이어야 할지, 아니면 인간적으로 서로 관계맺는 방식이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결국 절충적 접근. 정치적 목적으로 연합하면서, 개인적 우정을 쌓을 기회를 갖는 접근. 다시 말하면 개인적 우정을 쌓을 기회를 가질 뿐, 반드시 개인적 우정을 쌓아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듣기에는 나름 합리적으로 들리기는 한다. 다만 내가 그런 페미니스트들과의 연합을 한 적이 없어서 ㅎㅎ 개인적 삶의 경험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언젠가 이 구절의 의미가 나의 삶에서도 다르게 와 닿을 날이 있겠지. 2019. 12. 16.
연대를 이해하는 벨 훅스의 방식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역시 벨 훅스는 언제나 옳다! 계속되는 5장의 결론 부분. 이번 슬라이드는 전부 벨 훅스의 인용문이다. 연대하기 위해 반드시 위치성이 같아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 공통적인 억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통의 신념과 이익이 중요하다는 것. 벨 훅스의 1984년 책의 인용문인 이 부분은 사실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지난 혜화역 시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고 알지도 못하지만,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바로 그 한 가지만으로 모인 수많은 여성들. 이번 달에 또 모인다고 한다. 가수 구하라씨의 죽음 이후 뭉친 여성들의 기획. 더 이상 이런 자매애가 필요없는 세상이 올 때까지 나도 내 힘을 보태야겠다. 2019. 12. 14.
누군가의 의견을 진정으로 만난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만이라는 사람이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연속 구절 시리즈. 262쪽부터 267쪽에 이르는 5장의 '결론' 부분에 주옥같은 구절들이 많다. 누군가의 의견을 묵인하는 것과 환영하는 것 사이의 차이점. 묵인하는 것은 대략 '응 너는 그런 생각 하는구나. 그래 알았어. 나랑 다르다고. 응.' 뭐 이 정도의 이해만 한다는 것. 환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 사람의 의견을 내가 진정으로 만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의 가능성 앞에 나 자신을 내어놓는 일. 우리 중 누가 이런 일을 쉽게 잘 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의견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 2019. 12. 13.
다른 여성을 이해한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먼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인용하고 있다. 즉 나와 다른 여성들에 대해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엘리자베스 스펠먼이 다른 여성의 삶을 상상하는 것을 처음에 제안했으나, 이후에 단지 상상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며 한 말이다. 누군가를 상상한다는 것은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누군가와 직접 관계맺으며 경험하는 것, 누군가에 대해 책이나 강의 등 간접경험을 통해 알아간다는 것, 그 모든 노력들은 그야말로 나의 마음과 행동을 바꿀 자세를 갖추고 있는 그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2019. 12. 12.
타인에 대해 안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먼은 로빈 모건의 요점을 한층 더 진전시켜서 전 지구, 포스트식민주의, 초국가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서로에게 물을 만한 종류의 진지한 질문을 항목별로 나누었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262-263쪽) 이 구절 이후에 저 위의 질문들이 나온다. 그게 어느 집단이 되었든, 나와 다른 여성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깊이 탐구해본다면 내가 타인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고백만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또 중요한 것은 내가 "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 지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하면 될지 찾는 것. 예컨대 나는 기혼 유자녀 고학력 페미니스트로서, 비혼, 무자녀, 동성애자, 저소득층 여성 등등에 대해 사실 잘 알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2019. 12. 11.
그 어떤 목소리도 [The Feminist Classroom. 123쪽] 모든 학생들의 목소리가 존중받고, 심지어 적대적인 목소리조차 그 뿌리를 캐내어 뽑아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페미니즘적 강의실을 꿈꾸고. 그런 강의실을 만들어나가리라 다짐하며. 오늘도 달립니다. 일주일에 한챕터. 열심히 책읽기. 2019. 12. 10.
임신중단의 실질적 의미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이 부분은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을 다루고 있는 5장의 맨 마지막, 해당 이론들의 비판점의 첫번째 부분이다. 여성운동이 '권리'를 획득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했을 때, 사실상 그 '권리'의 의미를 잘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즉, 임신중단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해도, 시술 비용이 없어서 결국 못하거나, 혹은 더 중요하게는, 임신중단 결정으로 인해 공동체에서 배척당하거나 가까운 파트너와의 관계가 무너진다면. 그렇다면 단지 그 권리를 획득한 것 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비판점이다. 구구절절 다 맞는 말.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최전선의 페미니.. 2019.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