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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론45

연대를 이해하는 벨 훅스의 방식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역시 벨 훅스는 언제나 옳다! 계속되는 5장의 결론 부분. 이번 슬라이드는 전부 벨 훅스의 인용문이다. 연대하기 위해 반드시 위치성이 같아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 공통적인 억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통의 신념과 이익이 중요하다는 것. 벨 훅스의 1984년 책의 인용문인 이 부분은 사실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지난 혜화역 시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고 알지도 못하지만,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바로 그 한 가지만으로 모인 수많은 여성들. 이번 달에 또 모인다고 한다. 가수 구하라씨의 죽음 이후 뭉친 여성들의 기획. 더 이상 이런 자매애가 필요없는 세상이 올 때까지 나도 내 힘을 보태야겠다. 2019. 12. 14.
누군가의 의견을 진정으로 만난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만이라는 사람이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연속 구절 시리즈. 262쪽부터 267쪽에 이르는 5장의 '결론' 부분에 주옥같은 구절들이 많다. 누군가의 의견을 묵인하는 것과 환영하는 것 사이의 차이점. 묵인하는 것은 대략 '응 너는 그런 생각 하는구나. 그래 알았어. 나랑 다르다고. 응.' 뭐 이 정도의 이해만 한다는 것. 환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 사람의 의견을 내가 진정으로 만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의 가능성 앞에 나 자신을 내어놓는 일. 우리 중 누가 이런 일을 쉽게 잘 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의견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 2019. 12. 13.
다른 여성을 이해한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먼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인용하고 있다. 즉 나와 다른 여성들에 대해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엘리자베스 스펠먼이 다른 여성의 삶을 상상하는 것을 처음에 제안했으나, 이후에 단지 상상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며 한 말이다. 누군가를 상상한다는 것은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누군가와 직접 관계맺으며 경험하는 것, 누군가에 대해 책이나 강의 등 간접경험을 통해 알아간다는 것, 그 모든 노력들은 그야말로 나의 마음과 행동을 바꿀 자세를 갖추고 있는 그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2019. 12. 12.
타인에 대해 안다는 것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엘리자베스 스펠먼은 로빈 모건의 요점을 한층 더 진전시켜서 전 지구, 포스트식민주의, 초국가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서로에게 물을 만한 종류의 진지한 질문을 항목별로 나누었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262-263쪽) 이 구절 이후에 저 위의 질문들이 나온다. 그게 어느 집단이 되었든, 나와 다른 여성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깊이 탐구해본다면 내가 타인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고백만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또 중요한 것은 내가 "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 지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하면 될지 찾는 것. 예컨대 나는 기혼 유자녀 고학력 페미니스트로서, 비혼, 무자녀, 동성애자, 저소득층 여성 등등에 대해 사실 잘 알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2019. 12. 11.
임신중단의 실질적 의미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이 부분은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을 다루고 있는 5장의 맨 마지막, 해당 이론들의 비판점의 첫번째 부분이다. 여성운동이 '권리'를 획득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했을 때, 사실상 그 '권리'의 의미를 잘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즉, 임신중단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해도, 시술 비용이 없어서 결국 못하거나, 혹은 더 중요하게는, 임신중단 결정으로 인해 공동체에서 배척당하거나 가까운 파트너와의 관계가 무너진다면. 그렇다면 단지 그 권리를 획득한 것 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비판점이다. 구구절절 다 맞는 말.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최전선의 페미니.. 2019. 12. 10.
여성의 성매매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여성 페미니즘(들)] 생존을 위해 나의 몸을, 나의 몸의 일부를, 혹은 성적인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고 가정해보려 하는데,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포스트식민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인신매매 특히 여성이 인신매매에 끌려가 성매매로 전락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위 구절은 국제적인 성매매와 성 관광에 반대하는 샐리 숄츠와 숀 메건 번의 견해이다. 나와 상관없다고 얼핏 생각이 되지만, 사실 나와 상관없지 않다. 모든 여성의 문제는 다 연결되어 있기도 하니까. 공부를 더 해야겠다. 2019. 12. 9.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전세계 여성들의 위치의 차이 이와 관련해 마리아 미즈는 서구 여성과 개발도상국의 여성이 경쟁자가 되는 다음의 예를 제시했다. 수출을 위한 의류 산업에서 일하는 남반구의 제3세계 여성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그들에게 유익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면, 북반구 여성들은 그 옷이 너무 비싸 구매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통해 연결된 이 두 부류의 여성들은 적대적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 이렇게 상충하는 이해관계는 스스로 모든 여성의 선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요한 문제다. 가난한 여성들이 더 많이 가지려면 부유한 여성들이 그만큼 적게 가져야 한다. 이것이 이 세상의 '가진 자들'에게 인기 있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2.. 2019. 11. 27.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제1세계, 제3세계? 다시 말해 포스트식민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유럽중심적 기준이 그들 자신이나 그들의 문제를 정의하거나 혹은 평가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들은 서구 사회가 국가들을 '제1세계(예를 들면 주로 북반구에 위치한 고도로 산업화된 시장 기반 국가)'와 '제3세계(예를 들면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경제적으로 고군분투하는 국가)'로 구분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들은 특히 이러한 구분이 어떻게 이전에 식민지였던 국가의 사람들의 권한을 빼앗고, 정당한 지위를 빼앗으며, 그들을 불리하게 만드는지를 점검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244쪽) 누구를 위한 구분인가. 누가 시작한 구분인가. 제1세계와 제3세계라는 용어가 이 챕터에 등장한다. 그럼 제 2세계는 누구지? 싶어서 찾아보니, 전세계를 제 1,2,3세계로 나누.. 2019. 11. 25.
[5장. 전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전세계적으로 생각하기 피임이나 불임 시술과 마찬가지로,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안전한 임신 중단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심지어 피임약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가에서도, 여성들(그리고 남성들)이 언제나 그것들을 이용하기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는데, 임신 중단이 잘못되었다는 종교적 가르침도 그중 하나다. 비록 임신 중단을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하는 국가가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72개 개발도상국의 표본 중에서 26개국은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경우에만 임신 중단을 허용한다.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은 불법적이고 때로는 치명적인 임신 중단을 겪는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6만8000여 명의 여성들이 안전하지 못한 임신 중단 시술을 받다가 사망한다. 숀 메건 번에 .. 2019. 11. 22.
[4장. 미국의 유색인종 페미니즘(들)] 틈새성 레슬리 보(Leslie Bow)는 (미국 원주민과 메스티사뿐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을 '틈새 인구(interstitial population)', 혹은 미국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주요 인종 범주 (흑과 백) 사이에 존재하는 인구라고 정체화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215쪽)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식민지의 샌드위치"라고 불려왔던 것의 일부분이었다. 꼭대기에 유럽인이, 가운데에 아시아인이, 바닥에 아프리카인이 있는 것이다. 레슬리 보는 페미니즘을 위한 교훈은 분명하다고 말했따. "정체성의 사회적 실현과 그 이상화(idealization) 사이의 공간은 다양한 징후로 사회적 힘을 공고히 하는 구조를 드러낸다." 인종적 틈새성(interstitiality)이 이론적으로는 위계질서를 파헤치는 데 .. 2019.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