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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달리봄50

배우기 좋은 날 - 벨 훅스 배우기에 가장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은 얼마나 깊은 내공에서 나오는 일일까! 벨 훅스는 그것이 바로 "사랑으로 가르칠 때" 알게 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학생들을 수동적인 존재로만 보고 권위에 복종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강의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에서 가르침이란 즉흥연주와 같다고 벨 훅스가 말했던 게 생각난다. 2020. 4. 8.
사랑으로 가르친다면 - 벨 훅스 배움에 있어서 정서, 감정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권위에 복종해야 하는 강의실에서, 학생을 수동적으로 앉아있게만 하는 강의실에서는, 학생들의 그날의 감정이 어떠한지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교수자가 혼자 말하고 학생들이 듣기만 하는 곳에서는. 하지만 마음 속으로 모두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날의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예컨대 설리에 이어 구하라가 자살했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었다. 내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기분으로 그 자리에 왔을지 너무 뻔히 보여서. 그 날 꽤 많이 울던 학생이 생각난다. 쑥쓰럽고 민망하게 느껴져도 가서 안아주거나, 적어도 휴지라도 건네줄걸. 그저 거리두기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했던 날이 기억난다. 학생들의 정서적인 분위기를 .. 2020. 4. 7.
사랑으로 가르치기 - 벨 훅스 교육 이야기를 하며 벨 훅스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돌봄을 이야기한다. 돌봄은 새롭지는 않지만, 사랑으로 가르치는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는 내가 대하는 학습자들을 얼마나 사랑으로 대하고 있는가. 강의실에서 우리가 가르침의 자세에서 사랑을 논하기는 하는가. 'Heart to Heart'라는 제목의 이번 챕터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2020. 4. 4.
학생은 빈 그릇이 아니다 - 벨 훅스 학생들은, 학습자들은, 결코 지식을 쏟아부을 수 있는 빈 그릇이 아니다. 프레이리가 비판한 은행저금식 교육에 대한 비판이 이 책에서도 이어진다. 학생들은 고유한 각각의 삶의 문제, 학습과 관련한 개별적인 히스토리를 갖고 강의실에 들어와 있는 존재이다. 어떤 강의를 하던지 잊지 말아야 할 일. 2020. 4. 3.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 - 벨 훅스 아이의 시험 점수가 몇 점이든, 얼마나 공부를 잘하든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이 아닐까.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 사회에서 나 자신의 위치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할 줄 아는 것이 맹목적으로 공부 열심히 해서 점수 높이는 것보다 인생에서 훨씬 중요한 일일 것이다. 벨 훅스가 그래서 이 다음 책으로 '비판적 사고 가르치기'를 썼나보다. 2020. 4. 2.
여러분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 벨 훅스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먼저, 나의 원가족을 돌아보게 되었다. 공부 잘 하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였던 나의 원가족. 그리고 지금 내가 꾸리고 있는 가족은 어떤지 돌아보게 되었다. 공부 잘 하고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최고의 가치였던 나의 원가족에서 힘들었기에 지금 내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지만, 정말 나는 나의 인생의 가치로 삼는 것이 무엇일까. 또한 내가 만나는 학생들의 가족은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각 학습자들의 가족의 맥락, 삶의 맥락을 알지 못한 채 똑같은 인간들이 내 앞에 앉아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큰 오류가 어디 있을까. 2020. 4. 1.
비판받을 때, 잠시 멈춰 생각하기 - 벨 훅스와 론 스캡의 대화 흑인 여자 벨 훅스와 백인 남자 론 스캡의 대화. 설령 비판받는 그 순간은 기분이 나쁘더라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심하게 돌아봐서 자책하고 하는 악순환을 여자만 혹은 그 어떤 소수자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 혹은 그 어떤 지배자, 특권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비판받을 때 자신을 성찰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는 사회가 오면 좋겠다. 그 날까지 열심히 달리자! 2020. 3. 31.
서울교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 그 대학은 안전하지 않다 여초 대학인 서울교대에서도 남초 대학 혹은 남초 직장에서와 다를 바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었다. 서울교대 뿐 아니라 경인교대, 청주교대, 대구교대, 광주교대 등에서도 유사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 그렇게도 사랑스러운 내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저렇듯 성희롱을 일삼는 남자라고 생각해보자. 지금 이 문제가 바로 나의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아직도 사건은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런 와중에 이 모든 일을 기록으로 남긴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졸업생 성평등 공동위원회"에 감사한다. 그들의 눈물과 노고가 다음 세대를 위한 빛으로 계속 반짝이기를 소망한다. * 텀블벅 펀딩으로 완성된 이 책은 현재 페미니즘 책방 '달리, 봄'에 입고되어.. 2020. 3. 29.
역기능적 가정에서의 트라우마와 결합된 공격 - 벨 훅스 공적인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존감이 공격받을 때, 만일 어릴 때 가정에서 부모에게 자존감이 공격받은 적이 있다면 그 학대 경험의 트라우마가 배가된다. 그렇게 자존감에 또 한 번 또 한 번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면, 보통의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벨 훅스는 '너는 왜 제대로 하는 게 없니'라는 아주 평이한 예를 제시했지만, 가정에서 어릴 때 엄마아빠에게 들은 그와 유사한 혹은 더 심한 말들이 하나씩 있지 않을까. 혹은 내가 지금 내 아이에게 평생에 트라우마가 될 그런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갑자기 엄마가 나에게 하던 욕이 생각나려 한다. 아 생각나지마 생각나지마... ㅠㅠ 2020. 3. 20.
수치심을 갖게 만드는 것 - 벨 훅스 학교에서 혹은 누군가 사람들이 있는 공적인 영역에서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한 경험. 혹은 그렇게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벨 훅스 책의 이 챕터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미묘하고 정교하게 어릴 때부터 우리의 마음 속에 심어진 수치심. 그리고 그로 인해 영향받은 자아개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교육의 장면에 들어와 있을 때 교수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수치심, 그리고 수치심을 심어준다는, 생각도 못했던 개념을 이번 챕터에서 또 새로이 발견한다. 2020.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