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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자유주의 페미니즘] 170년 전 그 날, '극단적'인 여성 참정권 요구 세니커폴스 대회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지 못한 단 하나의 결의안은 아홉 번째 조항인 수전 앤서니(Susan Anthony)의 여성 참정권 결의안이었다. 즉, "결단코 신성한 선거권을 확보하는 것은 이 나라 여성들의 의무다"라는 조항이다. 대회에 참석한 다수의 대표들은 다른 모든 요구가 거부될까 두려워 그러한 '극단적' 요구를 밀어붙이기를 꺼려했다. 그럼에도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노예제도 폐지론자인 프레데릭 더글러스(Frederick Douglass)의 도움으로, 이 아홉 번째 조항은 겨우 통과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회적인 문제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행동하기에 거리낌이 없는 여자들도 존재하지만, 사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역사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역사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던 것.. 2019. 9. 20.
[1장. 자유주의 페미니즘] 메리 울스톤크래프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여성들에게 가장 원했던 것은 인간다움(personhood)이었다. 그녀는 여성이 "이성을 멀리하고 남편이 즐겁기를 원할 때마다 남편의 귀에 듣기 좋게 딸랑이를 울려 대야 하는", "남성의 장난감, 그의 노리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시말하면 여성은 단지 남성의 즐거움이나 행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이마누엘 칸트가 말한 바와 같이 여성은 그녀 자체로 목적이며, 자기결정의 능력 속에 그 위엄성이 들어 있는 합리적 행위자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24쪽) 두둥~! 서구 페미니즘의 역사상 가장 처음 등장한 페미니즘인 자유주의 페미니즘에서도 제일 처음 등장한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759년부터 1797년까지 살았던 사람이라고 하니, 지금으로부터 2.. 2019. 9. 18.
[서론] 성장, 향상, 재고, 확장하는 페미니즘 관점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의 이번 개정판에서는 여기서 제시한 각 페미니스트 관점의 강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논의하고자 노력했다. ...... 다른 모든 관점에 대해 승리하는 한 가지 관점을 찾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의 말미에서 결국 실망할 것이다. 모든 페미니스트 관점이 똑같이 옳을 수는 없다 해도, 여기에서 결정적인 최종 발언을 할 필요는 없다. 대신에 진정한 페미니스트 사상가들에게는 언제나 성장, 향상, 재고, 확장의 여지가 있다. 이렇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권위주의적인 덫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게. "다른 모든 관점에 대해 승리하는 한 가지 관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벌레 물린 데, 근육통, 살짝 까진 데, 멍든 데 등등 어.. 2019. 9. 16.
출간 맞이 오늘의 구절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이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온 실물 책을 받아보니...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그동안 나의 뼈와 살을 갈아넣은 네가 드디어 나왔구나 싶네요. 아직 온라인 서점에는 19일 출고라고 뜨긴 하는데, 어쨌거나 실물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이 여러 세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읽혀지기를 바라며.. 그 동안 번역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구절, 고민되었던 구절 등을 모아놓았던 것에 더해, 저도 새롭게 또 읽으며 오늘의 구절들을 책 속에서 뽑아서 올리려고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역자의 관점에서 뽑은 것들이니 감안해주시길~~ 2019. 9. 16.
며칠 내로 출간 예정~ 두 번째 표지디자인이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 실물사진으로는 강한 와인색이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 색으로 최종 인쇄되어 나올지 궁금하네요. 이제 정말로 곧 출간 예정입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 페이지 링크합니다~~~~ 2019. 9. 9.
새로운 편집본으로 본 '길모퉁이 가게' 세어보니 여성영화제 기간 8일 중 총 6일동안 여성영화제에 출근을 했다. 페페 연구소 블로그를 열어놓고, 일단 여성영화제 영화들 리뷰로 글을 시작해보자는 마음에서 야심차게 계획했던 것인데, 사실 이제는 소화할 시간 없이 너무 많은 음식을 밀어넣어서 약간 토할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 영화 '길모퉁이 가게'는 정선여성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봤던 거라 내용은 다 아니까, 이번에 편집을 새롭게 해서 달라졌다니 그런 의미에서 가보자 싶었다. 게다가 페페스터디 팀원들 두 명도 관심을 표했고, 마침 감독님의 초대권도 받을 수 있어서, 약간 토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룰루랄라~ 하며 오늘도 월드컵경기장으로 출근했다. 초대권이란 이렇게 생긴 것~~!! 음하하~! 생각해보니 영화제의 초대권을 손에 쥐어.. 2019. 9. 5.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 나는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왕 팬 혹은 광 팬은 아니다. 아녜스 바르다에게 따라붙는, '누벨바그의 대모'라나 할 때의 누벨바그가 뭔지도 모른다. 그녀가 호평받은 첫 영화를 찍을 때 난 태어나지도 않았었다. 헐리우드의 로맨틱 코미디만 보다가 20대를 보낸 나는 그녀의 숱한 작품들을 볼 기회도 없었다. 작년 여성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보기 전까지는. 원래도 그 영화를 보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 영화를 보고 온 지인들이 엄청 좋아하며 말하는 것을 듣고 그럼 한 번 봐볼까 해서, 집 근처 독립영화관을 찾아갔던 것이다. 알고보니 1955년부터 영화를 만들어서 2019년 90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영화를 만들었던 아녜스 바르다의 거의 인생 마지막 영화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단 하.. 2019. 9. 4.
멜랑콜리 걸 '포스트모던 블랙코미디'라고 영화 소개에 나와있어서 잠시 흠칫 했었으나, 역시 영화 소개 페이지에 나온 세 장의 영화 스틸컷에서 보여지는 미장센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급 예매했었다. 하지만 역시 나에게 '포스트모던 블랙코미디'는 아무래도 무리였던 듯. 도대체 이런 영화를 처음 보아서 문화충격마저 받았다. 아주 예전에 줌마네에서 오솔의 '어떤 개인 날'을 본 것이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가 아닌 종류의 독립영화를 처음 본 것이라서 문화충격을 받았던 그 때가 생각났다. 그래 사실은 이런 독특한 미장센에 끌렸다. 어, 이거 뭐지? 하는. 그래, 사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런 이미지들이 매우 매력적이기는 했다. 근데 이게 뭐라고 잘 설명은 못하겠다. 하튼간 이런 이미지들. 도대체 쟤네 지금 뭐하니 .. 2019. 8. 30.
#여성 쾌락 늘 그렇지만 이번 영화제에서도 영화를 고른 기준은 일단 프로그램을 주욱 보고 관심이 가는 것들을 여러 개 뽑아놓은 다음에, 시간표를 확인하며 시간이 맞는 영화들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아주 예전에 예매해두었기 때문에 사실 무슨 영화인지 잊어버려서, 가는 동안 영화 설명을 잠깐 확인해보았다. 잠깐 확인한 이 영화의 인상은 '아, 여성의 몸에 대한 서양 다큐멘터리구나' 였다. 여성의 몸에 관한 쌈빡한 다큐들을 본 적이 있다. 애플 아이튠즈 무비에서만 팔아서 한국어 자막이 없었어도 학생들과 꾸역꾸역 같이 보았던 'Miss Representation'과 넷플릭스에 떠서 우연찮게 보았다가 모두의 학교 영화토크에서 함께 본 'Embrace'이다. 'Miss Representation'은 다큐는 나의 관심사와 꼭 맞는.. 201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