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오늘의 구절

[서론] 성장, 향상, 재고, 확장하는 페미니즘 관점들

by 페페연구소 2019. 9. 16.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의 이번 개정판에서는 여기서 제시한 각 페미니스트 관점의 강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논의하고자 노력했다. ...... 다른 모든 관점에 대해 승리하는 한 가지 관점을 찾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의 말미에서 결국 실망할 것이다. 모든 페미니스트 관점이 똑같이 옳을 수는 없다 해도, 여기에서 결정적인 최종 발언을 할 필요는 없다. 대신에 진정한 페미니스트 사상가들에게는 언제나 성장, 향상, 재고, 확장의 여지가 있다. 이렇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권위주의적인 덫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게. "다른 모든 관점에 대해 승리하는 한 가지 관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벌레 물린 데, 근육통, 살짝 까진 데, 멍든 데 등등 어느 상황에도 바를 수 있는 대만의 호랑이연고나 미국의 버츠비 연고처럼, 언제 어느 상황에든 딱 들어맞게 적용가능한 한 가지 관점, 혹은 이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신 페미니즘 관점은 성장(growth)하고, 향상(improvement)하며, 재고(reconsideration)하고, 확장(expansion)하는 것이라고 저자가 말하고 있지 않던가.

번역하면서 이 네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 10장으로 나누어 소개되는 페미니즘 관점들의 흐름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듯이, 페미니즘 관점은 늘 성장(growth)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떤 내용이든지간에 이전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페미니즘 관점은 늘 향상(improvement)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책에서 소개된 바로는 어떤 한 페미니즘이라는 범주 안에서도 페미니스트들이 스스로를 점검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관점은 재고(reconsideration)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한 명의 페미니스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이전의 주장에 새로운 관점을 덧붙이기도 하고, 결국 그러한 내용들이 모여서 페미니즘의 관점들이 전체적으로도 확장(expansion)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 만병통치약과 같은 페미니즘 관점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대신 페미니즘 관점은 늘 성장하고 향상하며 재고의 여지가 있고,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주변 세계를 더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해가는 것이다. 따라서 늘 변화하는 페미니즘 관점이란 것이 존재한다. 그래, 결국 호랑이연고나 버츠비 연고도... 사실 벌레 물린 데는 베나드릴이나 물파스가 훨씬 좋고, 근육통에는 강력한 파스가 효과적이며, 까지거나 베인 상처에는 후시딘이 효과적이다. 호랑이연고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각각의 상처에 특화된 어떤 한 종류의 약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보자. 나의 일상에서 걸려 넘어지고 상처받는 부위가 매일 다를테니, 매일 나에게 필요한 페미니즘도 달라질 수 있겠지. 아... 쉽지 않겠지만 또 기대되기도 한다. 페미니즘 읽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