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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이후교육을말하다17

남자의 성욕에 대한 오해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N번방 사용자를 포함한 가해자 중에 10대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며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분노했다. 그런데 그 10대들은 대체 누굴 보고 배운 걸까. '82년생 김지영'으로 사상검증을 먼저 하기 시작한 게 과연 10대 남자아이들인걸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온갖 해로운 미디어들을 먼저 시작한 게 과연 10대 남자아이들일까.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남성 페미 교사 김병성은 남자아이들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는지를 여성 교사들에게 질문함으로써 사상검증을 한다고 말한다. 남성은 아니지만 여성 페미 교사 유진은 교사가 농담이랍시고 하는 '야동' 이야기에 대해 여학생과 남학생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혹은 할 수 있는지를 증언한다. 남성 페미 교사 유시경은 놀랍게도 남성의 성욕이란 .. 2021. 1. 19.
양육자와 교사, 아이들의 또래문화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양정아 저자는 유치원 선생님이다. 그런데 심지어 유아기의 아이에게서도 가부장제가 몸에 배어,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여자아이들을 무시하는 유아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충격적이었다. 그런 아이가 크면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들이 되는구나 싶었고, 그런 일이 정말로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초등교사 장재영은, 남자애들이 뭘 보고 노는지 모르지 않지만 내 아이가 거기에서 소외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양육자를 만난 적이 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 돌려보는 것은 포르노(광범위한 의미에서)다. 그런데 어떤 아이의 양육자는, 내 아이가 그런 남성연대 또래문화에서 소외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성경은 두 아이의 엄마인 기혼여성이다. 아무리 집 안에서 남편과 함께 성차별 없는 육아를 하려고 노력.. 2021. 1. 17.
동의했잖아? 아닌데?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2019년 11월, 식당에서 상대방 접시에 고기를 덜어준 행동이 '성관계를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런 어이없는 판결을 뉴스를 통해 접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일상에서는 많은 순간 동의와 비동의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섹스할래?라는 애인의 말에 세 번 거절했지만 네 번째에 동의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동의가 되어버린 그 동의는 과연 동의인걸까. 책의 2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동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양지혜의 말은 놀랍게도 7장에서 두 아이의 엄마인 이성경의 말과 만난다. 양지혜의 애인이었던 남성이, 그리고 앞서 언급한 사건의 판결을 내린 그 남성이,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이 '동의'를 그따위로 해석하는 것은 놀랍게도 부모와 어른들이 어린아이를 대하는 방식에서부터 시작된 .. 2021. 1. 16.
피해와 가해의 이분법 앞에서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물론 N번방 사건에서는 분명히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한다. 그러기에 온 국민이, 특히 일부 혹은 대다수의 남성들이, 가해자를 악마화하고 정신병자 취급을 하면서 자기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일인 양 선긋기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정말로 나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을까. 피해와 가해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며 피해와 가해, 혹은 피해와 피해 아닌 것을 명확히 나눌 수 있는 고정불변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내가 직접 N번방에 입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 자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가. 어린 아이들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성차별적 문화를 보고 들으며 온몸으로 배워가는 이 사회를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온 나 자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가. 저자들은 바로 여기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해주, 하영, 지해의 말은 .. 2021. 1. 13.
교육이란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교육이란 뭘까. 사람들은 '교육'이라고 말할 때 대부분 마음 속에 일제 시대에 지어진 학교 교실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교사는 교단에서 말하고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서 듣는 교육. N번방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추적단불꽃 불의 말은(23쪽), 교육이란 기존 사회의 가치관을 그대로 습득하는 사회화가 아니라 기존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과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동진의 말(xii쪽)과 만난다. 그리고 그 말들은 성평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왜'라는 질문이라고 하는 초등교사 해주의 말(136쪽)과 이어진다. 이렇게 말과 말들이 챕터를 넘나들어 만나리라 생각하지 못한 채 각각의 챕터에 의미를 두고 기획한 책이었지만, 나를 포함.. 2021. 1. 12.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페미니즘의 관점"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2020년 3월,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하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었다. 그 이전에도 보도는 되었지만 그 어느 언론도 아무도 관심갖지 않았다가, 추적단불꽃이 필자가 되어 쓴 국민일보 기사와 박사방 운영자 검거를 통해 3월에야 공론화되었다. 분노하고 좌절했던 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이 뉴스를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내가 변호사가 아니기에 피해자 변호를 해줄 수도 없고, 상담사가 아니기에 심리상담을 해줄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 너무도 답답했다. 그러나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생각났다.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잘 할 수 있는 일로, 무언가를 하면 된다.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하고 말하는 일, 나는 .. 2020. 10. 27.
페미북클럽 N번방 시리즈 10-11월 모임: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페미북클럽 ‘N번방 관련 책읽기 시리즈 2’ 안내합니다. . 한 달에 한 권 페미니즘 책을 함께 읽고 얘기하는 모임인 ‘페미북클럽’에서는 지난 6~8월에 ‘N번방 관련 책읽기 시리즈 1’로 #포르노랜드, #포르노그래피, #포르노그래피의발명 을 함께 읽었습니다. . 10-11월에는 N번방사건 최초보도자인 ‘추적단불꽃’의 책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때’와 스무명의 페미니스트가 N번방 이후의 교육의 방향, 우리 사회가 바뀌어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한 책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페미니즘의 관점’을 연속으로 읽습니다. .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때’는 9월에 출간되었고,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페미니즘의 관점’은 곧 출간예정입니다. 알라딘 링크. https://www.aladin.co... 2020.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