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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배운 그대로 한다 - 여자도 남자도 교사도. 사람들이 흔히 자신의 어린시절을 돌아보고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자아성찰하는 일은 많이들 한다. 그런 책도 많고, 상담도 받는다. 나만 해도 그렇다. 억압적인 나의 엄마 밑에서 했던 경험을 돌아보고,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억압적인 엄마가 되지 않도록 엄청나게 노력한다. 때로 힘이 들어 죽을 지경이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보고 배운 대로, 말 그대로 자라면서 보고 배우고 몸에 밴 그대로 행하게 되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 다르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점이 교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 어느 교사가 자신의 학교교육 경험을 철저히 돌아보고, 자신이 만났던 교사들과 자신의 관계를 쭈욱 분석하며, 그 관계가 지금의 자신에게 미친 영향 따위를 성찰하고, 성차별주의적 가르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처절히.. 2020. 5. 20.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성차별적 언행들 - 학교 교실 교실을 관찰해본 자만이, 주의깊게 관찰해본 자만이 할 수 있는 말. 초등학교의 경우, 아무리 학생 수가 줄었다 해도 스무명이 넘는 아이들을 교사 한 명이 감당하는 지금의 교실 구조에서는 당연히 모든 일이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차별주의적인 말과 행동, 몸짓 눈짓도 아주 잠깐의 찰나에 번쩍이고 지나간다. 이 뒤에 나오는 예시는 2학년 여자아이 두 명이 수학 상자 앞에서 수학적 장난감에 몰두하며 놀고 있을 때, 교사가 그 여자아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남자애들 오게 너네 저리로 비켜줘라~ 라고 하는 교실 수업 장면이다. 아이들은 잠자코 교사의 말을 따랐다. 이런 찰나의 순간.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무슨 교훈이 새겨졌을까. 교사의 이런 말이 성차별주의적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페미니즘 인식 수.. 2020. 5. 19.
일상에 스며들어간 성차별 구체적인 성차별주의적(sexist) 행동이 우리의 일상 문화 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고 무의식중에 표현되고 있는지, 이제 이 책에서 낱낱이 파헤쳐줄테다! 페페스터디 시즌2 화이팅!! 2020. 5. 18.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4주기 추모 - 페페연구소 남의 일이 아닌데 남의 일인듯 오늘도 한가운데에서야 알아차렸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고하게 살해당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과 주변인들에게도 위로가 되기 바랍니다. 더 이상 여자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하거나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는 그 날이 올 때까지, 페페연구소도 열심히 함께 뛰겠습니다. 나의 아이들은, 우리의 다음세대들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불안에 떨어야 하는 일이 없어지도록, 모든 분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좋겠습니다. R.I.P. Rest In Peace. 페미사이드로 희생당한 모든 여성들이 평안하게 쉬기를 기도합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우리들도 평안하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Live In Peace. 2020. 5. 17.
인스타 팔로워 200명 돌파 기념 이벤트! 페페연구소 인스타 팔로워 200명 돌파 기념 이벤트입니다! 인스타 아는 사람 0명으로 시작한 페페연구소에 팔로워 200명은 너무도 소중한 의미입니다. 감사의 뜻을 담아, 커피와 케익 쿠폰을 선물해드립니다. 위 게시물의 설문에 대한 답과, 받고 싶은 세트(A세트, B세트 중 선택), 먹고 싶은 메뉴(케익, 음료 중 택 1)를 적어서 댓글로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별다방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이 블로그의 댓글은 받지 않습니다. 페페연구소 인스타를 팔로우하신 후에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페페연구소 인스타 @fepe_dongjin 설문은 페미북클럽의 다음 시리즈인 n번방 사태 관련 책읽기 시리즈에서 기획중인 책들입니다. 가장 읽고 싶은 책을 1권 써 주시면 됩니다. 책 정보는 아래에 링크 합니다. 포르노그래피의.. 2020. 5. 14.
페미북클럽 5월 모임 마감 안내 5개월 동안 한 달에 한 권씩 벨 훅스 책 읽기 5회차 시리즈의 마지막 모임을 5월에 합니다. 이번 모임은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지난 4회차동안 참여하셨던 분들에게 초대장을 보내 사전신청을 받았습니다. 벨 훅스의 인품의 결정체인 '올 어바웃 러브'를 읽고 이야기나누는 마지막 시간 기대하고 있습니다. 6월부터는 3회차 시리즈로, n번방 관련 새로운 읽기 시리즈를 기획 중입니다. 5월 모임 이후에 공지 올리겠습니다.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하며 힘을 나누어가는 모임인 페미북클럽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2020. 5. 11.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왜 어머니노릇? - 낸시 초도로 빵터짐. 여자들은 왜 그럴 필요 없을 때도 엄마노릇을 그렇게 하려고 들까? ㅎㅎㅎ 딱딱한 이론서라고 생각되는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을 엄숙하게 읽다가 가끔씩 이런 빵터지는 구절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페미니즘 이론계의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막상 낸시 초도로우가 왜 여자들이 그렇게 엄마노릇을 하고싶어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어떻게 했는지는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다. 그래서 쪼끔 실망스러우려 했는데, 또 엄마와 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주는 부분에서 딸 둘의 엄마로써 나름 좀 안도감을 느꼈다. 유아기적 엄마와 딸 관계의 유대가 무의식중에도 너무도 강해서, 여자는 성장해서도 가장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여자에게서 찾는 경향이 있다고.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상관없이. 음. 맞는 말 같다. 근데 그럼.. 2020. 5. 8.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정신분석 페미니즘 - 어머니노릇 남자가 여자만큼 어머니노릇을 한다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다르게 자랄 것이다. 모든 성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온 몸으로 학습하며 자랄 것이다. 여성억압의 원인을 개인 내면 세계, 심지어 무의식의 세계에서 찾고 있는 정신분석 페미니즘의 챕터다. 사실 딱히 그림이 그려지지도 않는다. 우리 집 말고 다른 집 이야기가 필요하다. 여성인 나만 어머니노릇을 하고 있는 우리 집 상황에서는 딱히 다른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 이럴 때면 늘 밀려오는 짜증. 자녀 양육이라는 것이 끝이 나지 않는 과제라는 것이 어머니노릇의 함정이다. 쩝. 2020. 5. 8.
[피리부는 여자들] 여적여 신화 세 개의 글로 이루어져 있는 '피리부는 여자들'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글인 이민경작가의 글이다. 유영하는 글이다. 물 이야기를 묘사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구체적이었던 앞의 두 글과는 달리 이민경작가의 글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글이다. 문학적이다. 그러게. 우리 여자들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너무도 많이 듣고 자랐다. 내가 인간적인 호감을 느끼는 상대가 남자면 온 세상이 환영하고 지지해주지만 그 상대가 여자일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자랐다. 그런 세상의 한복판을 관통하는 이민경의 글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오늘은 이 정도만 씁니다. 인상깊은 구절들이 많아서, 앞으로 계속 올립니다. 2020.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