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평등교육29

좋은 예 - 교사가 남아의 성차별적 말에 직면함 3학년 교실. 너무도 있을법한 남아의 성차별적 말. 인형은 여자애들이나 갖고 노는 것이고 멍청하다는 고정관념을 말로 표현한 순간, 교사는 그 아이가 기분나쁘지 않게 하면서도 교실 전체에 성평등한 교훈을 준다. 이 대화에서 또 중요한 것은 '선생님은 테디베어를 좋아해요'라고 말한 순간 아이들이 함께 웃었다는 점.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사람을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되기 때문에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교훈적인 말에 덧붙여, 유머까지 갖췄다. 돌봄은 무조건 경시되어야 하는 일이 아니다. 돌봄의 가치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급진주의-문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에 나는 일부 동의한다. 얼마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해주기 위해, 노트북을 늘어놓고 일하던 카페에서 부랴부랴 나와 덜컹거리는 마을버.. 2020. 6. 4.
저는 전혀 몰랐어요 - 교사들의 반응 교사들은 자신들이 수업에서 얼마나 미묘하게 여학생과 남학생을 다르게 대우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비디오테잎을 "여러 번" 돌려본 후에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침묵하게 된 여자아이를 가르쳤던 교사가 "놀라워하고 슬퍼하며" 그 여자아이가 어떻게 침묵하게 되는지 과정을 지켜보았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맨박스' 책에 나오는 그냥 보통의 평범한 착한 남자들처럼, 교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학생이 여자 혹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기회에서 배제되는 교실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희망을 걸어본다. 2020. 6. 3.
왜 여자아이에게만? - 무의식적인 교사의 태도 한국은 이런 연구조차 없어서, 미국의 사례. 어느 초등학교 5학년 사회 시간, 교사는 남자아이들에게 자세한 피드백을 한다. 남아의 생각을 지식전문가와 연결시켜주기도 하고("많은 역사학자들도 너처럼 생각한단다"), 질문으로 남아의 생각을 자극하거나("너는 누가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니 데이빗?"), 칭찬을 하기도 한다("재밌는 생각이구나"). 하지만 여자아이에게는 "그래(Okay)"가 전부다. 레베카가 자기 생각을 얘기했을 때, 그래서 그 생각이 역사학자들의 생각과 관련이 어떻게 있는지, 그 생각이 재미있는 생각인지, 내 생각이 어떤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말, "그래(Okay)". 원래 이 반의 규칙은 발표할 때 손을 들고 선생님이 호명하면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초반에 켈빈이 손을 들지 않고 그.. 2020. 6. 2.
상남자 터프가이들 - 생존전략 성적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남자아이들은 극단적인 남성성을 학습한다. 상남자 터프가이들은 교사의 주의를 끈다. 그러면 교사는 여자아이들에게 주의집중할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 그래서 여자아이의 여성성과 남자아이의 남성성은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극대화된다. 이런 사건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는 것이 앞으로 이 책의 여러 챕터에서 구체적으로 하게 될 일. 2020. 5. 22.
교사들도 배운 적이 없어서... 학교에서의 성차별 교사가 한 번 지적하기만 해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교과서에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데, 이것은 과거의 성차별적인 편견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설명 한 마디만 하더라도. 하지만 교사들 자신 역시 여성의 경험에 대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면, 그래서 교과서에 여성이 부재하는 현상을 당연하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간다면.. 그것이 바로 성차별주의적 문화가 재생산되는 현장이다. 2020. 5. 21.
어릴 때 배운 그대로 한다 - 여자도 남자도 교사도. 사람들이 흔히 자신의 어린시절을 돌아보고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자아성찰하는 일은 많이들 한다. 그런 책도 많고, 상담도 받는다. 나만 해도 그렇다. 억압적인 나의 엄마 밑에서 했던 경험을 돌아보고,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억압적인 엄마가 되지 않도록 엄청나게 노력한다. 때로 힘이 들어 죽을 지경이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보고 배운 대로, 말 그대로 자라면서 보고 배우고 몸에 밴 그대로 행하게 되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 다르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점이 교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 어느 교사가 자신의 학교교육 경험을 철저히 돌아보고, 자신이 만났던 교사들과 자신의 관계를 쭈욱 분석하며, 그 관계가 지금의 자신에게 미친 영향 따위를 성찰하고, 성차별주의적 가르침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처절히.. 2020. 5. 20.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성차별적 언행들 - 학교 교실 교실을 관찰해본 자만이, 주의깊게 관찰해본 자만이 할 수 있는 말. 초등학교의 경우, 아무리 학생 수가 줄었다 해도 스무명이 넘는 아이들을 교사 한 명이 감당하는 지금의 교실 구조에서는 당연히 모든 일이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차별주의적인 말과 행동, 몸짓 눈짓도 아주 잠깐의 찰나에 번쩍이고 지나간다. 이 뒤에 나오는 예시는 2학년 여자아이 두 명이 수학 상자 앞에서 수학적 장난감에 몰두하며 놀고 있을 때, 교사가 그 여자아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남자애들 오게 너네 저리로 비켜줘라~ 라고 하는 교실 수업 장면이다. 아이들은 잠자코 교사의 말을 따랐다. 이런 찰나의 순간.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무슨 교훈이 새겨졌을까. 교사의 이런 말이 성차별주의적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페미니즘 인식 수.. 2020. 5. 19.
남자가 감정을 드러내는 건 나약하다고 배웠다 - 맨박스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이게 시작이다. 남자아이들에게 감정 표현은 나약하다고 가르치는 것. 남자아이를 직접 키워보거나 혹은 주변에서 보며 이런 감정표현 억압과 관련한 사례를 알고 계신 분들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런치 매거진에 유용한 사례로 쓰고 싶습니다. 개인정보는 당연히 다 지워드립니다. 2020. 3. 23.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강사 역량강화 교육 2019.12.13/14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진행된 강사 역량강화 교육에 강의 다녀왔습니다. 올해 3차례 시리즈로 기획되었던 역량강화 교육의 세 번째로, 제가 강의 의뢰를 받았던 주제는 '20대 문화, 페미니즘 관점으로 보기'였는데, 사전회의를 통해 강사분들께 평생교육의 관점이 필요하다고 여겨, '평생학습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교육의 장면'으로 강의했습니다. 멀리서도 오셔서 열심히 강의를 '듣지'만 하지 않으시고 배움의 장에 '참여'해주신 모든 수강생 강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2019.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