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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스터디/Still Failing at Fairness

좋은 예 - 교사가 남아의 성차별적 말에 직면함

by 페페연구소 2020.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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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교실. 너무도 있을법한 남아의 성차별적 말. 인형은 여자애들이나 갖고 노는 것이고 멍청하다는 고정관념을 말로 표현한 순간, 교사는 그 아이가 기분나쁘지 않게 하면서도 교실 전체에 성평등한 교훈을 준다. 이 대화에서 또 중요한 것은 '선생님은 테디베어를 좋아해요'라고 말한 순간 아이들이 함께 웃었다는 점.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사람을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되기 때문에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교훈적인 말에 덧붙여, 유머까지 갖췄다. 

돌봄은 무조건 경시되어야 하는 일이 아니다. 돌봄의 가치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급진주의-문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에 나는 일부 동의한다. 얼마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해주기 위해, 노트북을 늘어놓고 일하던 카페에서 부랴부랴 나와 덜컹거리는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사실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고 먹이고 같이 먹는다는 게 중요하지 않은 일은 아닌데. 라고 깨달았던 것이. 독박육아를 하면서 식구들을 먹이는 것은 늘 나의 몫이었고 - 밥을 해서 차리는 것 - 어떻게든 부엌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만 싶었지, 사실상 내가 그 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해오던 행위의 중요성을 나조차 무시하고 있었던 것. 

무조건 여성이 육아에서 해방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이 사회가, 이 사회 구성원인 모든 사람들이, 돌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높이 평가하며 그 역할을 함께 나누어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 조건도 갖춰지지 않았는데 여자들이 애를 안 낳아서 문제라고 무식하게 떠들어대는 자들의 입에 이 책을 물려주고 싶네 제길. ^^ (앗 교사의 역할 얘기하다 돌봄에서 울컥했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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