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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넘기를가르치기17

흥이 나는 교실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이 구절 바로 앞에 나오는 구절이다. "내가 처음 맡았던 학부 수업에서 나는 초등학교 시절 사명감을 지닌 흑인 여교사들이 보여주었던 수업들, 프레이리의 연구, 급진적 교육학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사고에 의지하여 강의했다."(p.13.) 나의 첫 대학 강의는 석사 졸업 후, 천안의 기술교대에서였다. 당시 상담전공이었던 선배가 교육심리학 강의를 맡기길래, '언니 저는 상담이 아니고 평생교육인데요' 라고 했더니, '어우 그냥 다 할 수 있잖아, 그럼 그냥 하는 거야'라고 했다. 그리고 선배 언니가 교재로 쓰라고 한 교육심리학 교재를 그대로 강의했다. 사실 어떻게 강의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토론시간을 주었는지 아닌지도. 다만 뭔가 현장으로 나가서 교육심리와 관련된 기관을 조사해오게 하는 그룹 프로젝트를 내주.. 2021. 12. 29.
당신에게 강의실이란? [벨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어린 시절 흑인학교에서 좋은 경험을 한 벨 훅스는 조금 더 커서는 인종통합정책이란 명목 하에, 멀리 떨어져 있는 백인중심 학교에 다녀야 했다. 교실에서 주체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 흑인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다. 그 이후 교실에서 열등한 인종 취급을 받으며 학교에 다녔던 경험에 관해 책에 주욱 나온다. 이 구절은 대학원의 경우다. 은행저금식 교육으로 지식을 여전히 주입받고 권위자에게, 권위자가 말하는 지식에 복종해야 했던 그런 강의실에서, 학생으로서 "사고하는 독립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힘겹게 싸워야 했다니. 나의 지도교수였던 훌륭한 흑인 여성 와니타 존슨베일리(Professor Juanita Johnson-Bailey)는 그의 책(Sistahs in Colleg.. 2021. 12. 28.
작가가 되고 싶었던 어린 벨 훅스 오벌린대학에서 종신교수로 임명되었을 때 벨 훅스는 우울감에 빠졌다고 책의 첫 페이지에 적고 있다. 세상에 노동자 계급 출신 흑인 소녀가 대학의 교수가 되다니, 모두들 벨 훅스가 안도하고 감격하며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믿었기에 자신의 진짜 감정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심리치료사인 언니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언니가 일깨워주었다는 말이다. 벨 훅스는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는. 그래서 벨 훅스가 작가이자 교수로 살았나 보다.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은 열망을 간직한 사람이었기에, 대학생일 때부터 "Ain't I a Woman?"으로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40여권의 그 많은 책들을 썼었나 보다. 벨 훅스가 그 당시 노동자 계급 출신의 흑인 소녀들이 되는 흔한 트랙을 따라 교사가 되.. 2021. 12. 23.
벨 훅스를 추모하며 벨 훅스의 부고를 sns에서 보았다. 어제 12월 15일 자택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한 가운데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고 한다. 한동안 주욱 아팠었다고 한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내가 Teaching Community의 한국어판 서문을 부탁하는 이메일을 쓰던 그 때 이미 아팠겠구나 싶었다. 직계가족이 아닌 누군가의 죽음에 이토록 눈물이 나기는 처음인 것 같다. 부고 뉴스를 보며 울었다. 미국 유학 시절, 페미니즘 이론 수업에서 처음으로 책의 한 챕터로 접한 벨 훅스의 글은 그 때 당시 배우는 많은 페미니스트들의 글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내가 벨 훅스의 팬이 되기 시작했던 것은 귀국 후 그의 책 '경계넘기를 가르치기'를 처음 읽고 나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론에서 치유의 공간을 발견했다. .. 2021. 12. 16.
배우기 좋은 날 - 벨 훅스 배우기에 가장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은 얼마나 깊은 내공에서 나오는 일일까! 벨 훅스는 그것이 바로 "사랑으로 가르칠 때" 알게 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학생들을 수동적인 존재로만 보고 권위에 복종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강의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에서 가르침이란 즉흥연주와 같다고 벨 훅스가 말했던 게 생각난다. 2020. 4. 8.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 - 벨 훅스 아이의 시험 점수가 몇 점이든, 얼마나 공부를 잘하든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이 아닐까.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 사회에서 나 자신의 위치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할 줄 아는 것이 맹목적으로 공부 열심히 해서 점수 높이는 것보다 인생에서 훨씬 중요한 일일 것이다. 벨 훅스가 그래서 이 다음 책으로 '비판적 사고 가르치기'를 썼나보다. 2020. 4. 2.
페미북클럽 2월모임 모집 5개월간 벨 훅스 책 5권을 읽어가는 연속 책읽기 모임 '페미북클럽' 3회차 모임 충원합니다. 자리가 많지 않으니 얼른 신청하세요~! ^^ 2020.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