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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경계넘기를 가르치기

작가가 되고 싶었던 어린 벨 훅스

by 페페연구소 2021.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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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벌린대학에서 종신교수로 임명되었을 때 벨 훅스는 우울감에 빠졌다고 책의 첫 페이지에 적고 있다. 세상에 노동자 계급 출신 흑인 소녀가 대학의 교수가 되다니, 모두들 벨 훅스가 안도하고 감격하며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믿었기에 자신의 진짜 감정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심리치료사인 언니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언니가 일깨워주었다는 말이다. 벨 훅스는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는. 

그래서 벨 훅스가 작가이자 교수로 살았나 보다.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은 열망을 간직한 사람이었기에, 대학생일 때부터 "Ain't I a Woman?"으로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40여권의 그 많은 책들을 썼었나 보다. 벨 훅스가 그 당시 노동자 계급 출신의 흑인 소녀들이 되는 흔한 트랙을 따라 교사가 되거나 결혼하기에 머무르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서, 교수도 되고, 작가도 되어서,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책을 선물해주었던 것이 고마웠다. 그리고 그녀의 존재 자체가 우리에게, 나에게 왔다 간 선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 "가르치는 일은 받은 것을 공동체에 되돌려주는 봉사라고 생각되었다."(p.8.)라는 구절도 눈에 들어온다. 내가 과연 내가 하는 가르치는 일이 "받은 것을 공동체에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지. 분명 책에는 이 구절에 별표와 밑줄 둘 다 쳐져 있지만, 그러고 그냥 잊고 살았던 구절이었다. 내가 받은 것을 공동체에 되돌려주는 것이 가르치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다짐할 수 있기에, 벨 훅스를 읽는 것은 오늘도 또 나에게 선물같은 일이 되었다.

* 당분간 벨 훅스 팬 계정처럼 운영합니다. 벨 훅스 책을 다시 읽어보며 지극히 주관적으로 고른 구절들을 올리겠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온 선물같은 사람 벨 훅스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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