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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경계넘기를 가르치기

당신에게 강의실이란? [벨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by 페페연구소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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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흑인학교에서 좋은 경험을 한 벨 훅스는 조금 더 커서는 인종통합정책이란 명목 하에, 멀리 떨어져 있는 백인중심 학교에 다녀야 했다. 교실에서 주체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 흑인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다. 그 이후 교실에서 열등한 인종 취급을 받으며 학교에 다녔던 경험에 관해 책에 주욱 나온다.

이 구절은 대학원의 경우다. 은행저금식 교육으로 지식을 여전히 주입받고 권위자에게, 권위자가 말하는 지식에 복종해야 했던 그런 강의실에서, 학생으로서 "사고하는 독립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힘겹게 싸워야 했다니. 

나의 지도교수였던 훌륭한 흑인 여성 와니타 존슨베일리(Professor Juanita Johnson-Bailey)는 그의 책(Sistahs in College)에서 자신의 대학원 경험을 이렇게 썼다. 어느 날 수업시간에 대학원 과정이 어떤지 이야기해보자는 주제가 나왔고, 다른 학생들은 smooth journey 라고, 아주 편안하고 좋은 경험이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지도교수인 와니타는 자신에게는 깨진 유리조각이 가득한 바닥을 맨발로 걸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흑인이고 여성인데다 만학도였던 그의 경험은, 다른 대학원생들의 경험과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벨 훅스는 자신에게 대학과 강의실이 "감옥, 벌 받는 장소, 유폐된 공간"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그렇다면 나의 대학원은? 나의 대학은? 나의 강의실은 어땠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국교육에서는 흥이 났던 강의실은 없었고, 늘 강의실에서 말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다. 앉아서 듣기만 하면서 과연 이게 잘 하는 것인가 가끔 곱씹어보기도 했지만 달리 무언가를 할 수 없었던, 회색빛 강의실. 내가 학생으로 경험한 강의실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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