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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오늘의 구절

[3장.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페미니즘] 쓸모있는 이론이란

by 페페연구소 2019. 11. 1.
... 세계화로 인한 잔혹한 경제 현실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여성들은 불균형하게 영향을 받는다. 제3세계의 구조조정 계획으로 인해서든지 아니면 미국의 소위 복지 개혁으로 인해서든지, 여성들은 그러한 경제적 변화로 인해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으며, 사회복지 서비스가 축소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훨씬 더 큰 노동의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그 모든 것의 절정은 여성들이 계속해서 성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것과 많은 국가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출산 과정을 통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으로,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현상들을 바꾸어갈 수 있을까? 이론적 추상화 속에서 길을 잃거나 경제적 현실을 평가 절하하는 여성주의 이론은 이러한 목적에서는 쓸모가 없을 것이다. 여성의 억압과 그 부당함에 대해 말하지만 자본주의를 설명하지 못하는 여성주의는 여성 억압을 끝내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전 세계 여성 대부분의 착취와 억압을 조명하는 데 가장 가능성이 큰 접근이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79쪽. 낸시 홈스트롬 인용문.)

자본주의 사회체제가 지속되는 한 가장 기본적인 분석틀이 되어야 할 것은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아닐까. 공산주의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고, 이 견고한 자본주의는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은데, 그렇다면 자본주의로 인한 여성의 억압을 디폴트로 깔고 그 위에 다른 억압의 축들을 하나씩 얹어간다는 말이 아닐까. "이론적 추상화 속에서 길을 잃거나 경제적 현실을 평가 절하하는" 페미니즘 이론이 되지 않기 위해 페미니스트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걸까. 그런데 낸시 홈스트롬이라는 이 페미니스트의 말이 정말 맞는 말 같다. 페미니즘 이론이란 결국 현실을 바꾸어가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가 발딛고 서 있는 이 땅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체제인 자본주의를 설명하지 못하면 안될 것이다. 가부장제와 싸워야 하지만 자본주의와도 맞서야 하는 것인가. 

페미니즘 책읽기 모임을 하고 있는 아줌마들이 함께 쓴 책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에서 본 구절이 잊혀지지 않는다.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 1인분의 자립. 자본주의는 점점 더 우리를 옥죄어오고 있지만, 하지만.. 페미니즘 역시 점점 더 발전하고 있으니,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까. 페미니즘으로 전신을 무장하고 전장에 나가면, 그러면 괜찮은 걸까. 쓸모있는 페미니즘의 이론이란 무얼까, 오늘도 조금 더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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