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오늘의 구절

[3장.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페미니즘] 오로지 가부장제 폐지만이.

by 페페연구소 2019. 10. 25.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마르크스주의의 '소외'의 개념을 여성에게 적용하여 여성의 삶의 모든 부분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소외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위에서 앤 포먼이 그랬듯이, 모든 여성은 그들의 일 역할과 관계없이 남성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외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앨리슨 재거는 섹슈얼리티, 어머니 역할, 지적 능력이라는 주제를 놓고 여성들의 소외에 관한 논의를 구성했다.(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55쪽)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앨리슨 재거는 여성의 몸에 대한 억압을 여성이 자신의 몸으로부터 소외된다고 파악했으며, 어머니 역할, 출산, 육아에 대해서도 남성의 주도권 하에 소외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적 능력으로부터의 소외를 말한다.

많은 여성들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표현할 가치가 있을지가 걱정되어 자신의 생각을 공공연하게 표현하기를 주저한다. 큰 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할 때 그들은 침묵한다. 설상가상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힘 있게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 그들의 생각은 종종 비합리적이거나 단순한 감정의 산물이라고 거부당한다. 남성들이 사고와 담론의 조건을 정하는 만큼, 여성들은 이론의 세계에서 결코 편안할 수 없다고 앨리슨 재거는 주장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58쪽)

여성주의 인식론(feminist epistemology)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인데, 앨리슨 재거와 여성주의 인식론 담론간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앨리슨 재거의 1983년 저서에서 저 주장을 하고 있었다. 좀 더 뒤져봐야겠다. 아무튼... 페미니스트 페다고지가 기반하고 있는, 지식의 남성중심성을 비판하는 여성주의 인식론의 주장이 바로 저것이다. 이 세상의 지식의 권위는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사고와 담론의 조건을 정"하며, 그런 남성중심적 이론의 세계에서 여성들은 결코 편안할 수 없다는 것. 어느 장소든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맞닥뜨리는, 여성들이 의견을 말할 때는 남성에 의해 방해받으며 무시받거나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는 경향. 

이제는 이런 지식이 일반적인 지식이 되도록 퍼뜨려야 한다. 이 세상에 돌아가고 있는 지식의 남성중심성에 대한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널리 퍼뜨려서, 여성들이 더 큰 목소리로 더 자주 더 시끄럽게 말하도록 해야 한다. 

자본주의 타도로 생산적인 노동력에서 남성의 착취는 물론 여성의 착취를 종식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과 모든 사람, 특히 여성 자신으로부터의 여성의 소외를 종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앨리슨 재거는 결론지었다. 오로지 가부장제 폐지만이 여성들로 하여금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58쪽)

Only the overthrow of patriarchy would enable women to become full persons.

오로지 가부장제 폐지만이. 이 구절이 마음에 남는다. 오로지 가부장제 폐지만이 여성이 완전한 인간 full person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 걸까. 어떤 피를 흘려야 하는 걸까. "오로지 가부장제 폐지만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