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코에트(Anne Koedt)의 도발적인 논문 "질 오르가즘의 신화(The myth of the vaginal orgasm)" ...... 이 논문에서 앤 코에트는 많은 여성들이 이성애적 삽입 섹스를 할 때 느끼는 오르가즘은 사실상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인데 많은 여성들은 질 오르가즘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앤 코에트는 또한 "만일 여성을 위한 즐거움의 중심지가 질 대신에 클리토리스로 대치된다면 자신들이 성적으로 소모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많은 남성들이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12쪽)
여성학의 도움을 받아야만, 일부러 여성학이라는 것을 공부를 해야만, 질 오르가즘이 신화라는 걸 알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그랬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어서 다행이다. 나의 다음 세대들은 이런 지식이 편재하고 있는 사회에 살 수 있어서.
섹스의 오르가즘이 질이 아니라 클리토리스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앤 코에트의 주장처럼 여자들이 심리적인 이유로 남자들과 섹스하고 싶어할지, 아니면 급진주의 문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처럼 여자들은 더이상 남자와 섹스하고 싶어하지 않고 레즈비어니즘으로 성적 실천을 할지는 개개인에 따라 다른 문제일 것 같다. 아니.. 그렇지도 않다. 2장 끝부분의 급진주의 페미니즘 비판에 나온 것처럼,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적 맥락"을 고려한다면 그것이 전적으로 개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질 오르가즘의 신화를 최초로 알게 해준 1970년 앤 코에트의 오리지널 논문(pdf 링크 있음!)의 표지와, 2017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후 우리말로 2019년 번역 출간된 '질의 응답'이라는 책 표지를 대조해 보았다. 둘 다 당장 읽어보아야겠다. 아마 '질의 응답'은 집안에 널어놓을만한 책일 것이다. 남성 작가가 남성중심 시각으로 쓴 섹스장면 묘사를 추리소설에서 갑자기 읽게 되어 당황했던 우리 딸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놔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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