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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오늘의 구절

[2장. 급진주의 페미니즘] 이제는 섹슈얼리티를 말할 시간

by 페페연구소 2019. 9. 27.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적 체계 안에서는 진정한 젠더 평등 혹은 성 평등이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러한 페미니스트들에게는 그 체계가 억압적인 가부장적 규범, 가정, 제도로 가득하기 때문에, 진정한 해방적 개혁은 남성 우월주의를 제거하는 급진적인 질서 재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65쪽)

흔히 섹슈얼리티라고 할 때의 그 섹슈얼리티란, 성에 관한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말하는 걸까. 이성애적 관계에서의 연애 - 섹스 - 결혼 - 임신 - 출산 - 육아 이 전 과정이 사실상 다 섹슈얼리티에 관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섹슈얼리티의 이야기를 허용하는 사회일까. 너무도 급진적이어서 이름조차 '급진주의' 페미니즘인 급진주의 페미니즘. 그들의 개혁이 성공했건 아니건, 그들이 수십년전에 했던 섹슈얼리티의 논쟁은 너무도 뜨거워서 오늘날까지도 핫한 주제로 남아있으며 2019년 대한민국에서 지금 다시 그 논쟁의 불을 지피고 있다. 

급진주의 페미니즘 안의 급진주의-자유의지론 페미니스트와 급진주의-문화 페미니스트들간의 대립적인 논쟁은 앞으로 섹슈얼리티, 포르노와 성매매, 인공 재생산과 자연 재생산, 생물학적 모성, 아동과의 유전적 임신에 의한 양육에 의한 연결, 레즈비언 분리주의 페미니즘이라는 여섯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다. 두둥~! 이제는 드디어 섹슈얼리티를 말할 시간!

한동안, 여성의 삶에서 섹슈얼리티의 문제가 정말 중요하며, 어쩌면 그게 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 나는 섹슈얼리티 전공이 아니라서, 강의시간에 섹슈얼리티에 대해 언급할 수가 없다는 생각도 아울러 했었다. 나는 평생교육 전공이니까.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일 중에 섹슈얼리티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찾을 수 있을까. 게다가 이렇게 스쿨미투가 한창인 나라에서.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2장 자유주의 페미니즘 중 '일반론'에 언급된 5명의 페미니스트들. 구글이미지 검색.

아.. 책에서 몇 글자의 활자로만 보던 사람들을 이렇게 찾아 보고 나면 늘 그렇듯이 더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아 이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있던 혹은 살아있는 사람들이구나, 이렇게 생긴 여자들이구나, 하는 것을 사진으로 보고 알게 되는 순간, 오늘의 나를 떠받쳐주는 거대한 여자들의 무리가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느끼게 된다. 급진주의 페미니스트가 이 책의 '일반론' 부분에 언급된 다섯 명만 있는 것도, 이 다섯 명이 어떤 절대적인 대표성을 띠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 다섯 명의 얼굴들을 시작으로 하여 앞으로 펼쳐질 섹슈얼리티의 논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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