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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2019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by 페페연구소 2019. 8. 30.

여성영화제 개막식을 '문화비축기지'에서 한다길래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했다. 이름도 생소한 문화비축기지는 대체 뭘까, 뭘 비축한다는 거고 무슨 기지인걸까 사실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다. 개막식은 여성영화제 관계자들의 축제일 것 같았다. 그런데 후원회원이라고 개폐막식 초대장이 온라인으로 왔고, 지인들의 콜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궁금해지기도 해서 결국 다녀왔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 역에 내리니 친절하게도 곳곳에 개막식 장소를 알려주는 입간판이 서 있어서 잘 찾아갈 수 있었다. 도대체 뭐란 말이야~라고 생각했던 문화비축기지는 찾아보니 1970년대에 석유파동이 났을 때, 서울시민들의 한달치 석유를 모아놓았던 석유탱크들이 있던 곳이었다고 한다. 월드컵 즈음에 폐쇄했고, 몇 년 전 시민의 제안으로 이름도 바꾸고 공간을 재구조화한 곳이라고 한다. 이런 정보를 찾아보기 전에는 그냥 공원인 줄 알았다. 

입구에 서 계시던 이감독님과 반가운 재회를 하고, 책에 추천사를 써주신 권쌤과 인사를 하고, 유명한 감독님도 보았..다기 보다 연예인을 보는 팬처럼 흠모의 눈길로 쳐다보았다고나 할까 ㅋ. 문성근 배우도 봤다. 아 영화제 개막식이란 이런 재미로 가는거구나 싶기도 했다. 영화제 관계자 셀럽들을 보는 재미? 부스에서 배지와 티켓을 받고 커피도 한 잔 사고, 일단 자리를 맡으러 들어가다가 두둥! 보라색 포토월을 봤다.

오호~ 나중에 저기에서 감독 배우들 손 흔들고 사진찍는 건가? 영화제 개막식에 처음 오니 당연히 저런 포토월도 사진 말고 실물은 처음 본 것 같다. 저 앞에 서 있으면 재밌는 걸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사실 내가 사진기자가 아니라서 저렇게 포토월 앞쪽으로 들어가지는 못했고 빨간 펜스 뒤에서 구경했는데, 그러다보니 결국 사진은 잘 안 나왔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저 포토월 앞쪽에 바싹 붙어 사진찍던 누군가가 이미 잘 나온 사진들을 주욱 올린 기사가 떠 있었다. (개막식 포토월 기사

개막식 사회는 변영주감독님과 김민정배우! 사실 변감독님 영화를 몇 개 보기만 했지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오늘 보니 진짜 재밌는 분이었다. 둘의 케미도 좋았다. 약간의 영국 액센트가 들어간 통역도 좋았다. 축하공연을 했던 국악그룹의 파워풀한 무대도 좋았고, 요즘의 우리사회를 대표하는 5개의 집단에게 수여된 보이스상은 나에게도 의미가 있게 느껴졌다. 

앉아있으면서 계속, 내가 여성영화인도 아닌데 이렇게 개막식에 마치 관계자처럼 참석해서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어느 영화제가 영화인들만으로 꽉 찰까 싶기도 하다. 영화는 물론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야 탄생하지만,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어떤 식으로든 소통하는 관객이 있어야 존재하겠지. 그러고 보니 나같은 후원회원으로 초대받아 온 사람들 말고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하고 온 사람들의 자리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의 편견?처럼 여성영화제 개막식은 관계자들만 가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켁.

이제 각종 축사와 소개와 시상이 끝나고 개막작이 상영될 차례. 개막식이 끝난 후 나가는 사람들도 소수 있었지만, 오늘 여기에 온 나의 마음의 큰 부분은 사실상 개막작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갑자기 내 앞에 앉은키 큰 어떤 남자가 앉아서 보는 동안 좀 힘들긴 했지만, 앉은키 큰 게 니 잘못이겠니 니 잘못은 아니겠지 하지만 자세좀 바꾸지 말라고~ 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며 잘 피해가며 봤다.

그럼 이제 개막작 리뷰 쓰러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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