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라고 평탄하게 잘 살아오기만 했던 것은 아니란 것을 기억하자. 그의 여러 책에서 흑인으로서, 여성으로서,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서,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그 상처를 안고 성장한 어른으로서, 상처입은 연애를 하거나 하지 않았던 여성으로서, 그는 자신의 고통을 드러낸다.
내 삶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성인들의 학습의 경향성이라고 일찌기 1970년대에 노울즈(Malcome Knowles)가 말하지 않았던가. 내 삶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어를 찾고,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해온 사람들의 글 속에서 해답을 찾고, 그에 기반해 나만의 이론, 혹은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나만의 이론을 만드는 것. 이것이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에서 말하는, 지식을 마스터(master)한다는 개념을 달리 생각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ㅍ'자도 꺼내지 않고 페미니즘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페미니스트 페다고지의 (역시)'ㅍ' 자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저작물 전체가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저작물인 것이 벨 훅스의 저서들인 것 같다.
대학과 대학원 6년을 지나오면서 강의실에서 입을 뗄 수 없었던, 늘 조용한 여학생이었던 나의 낮은 자존감도 '고통'인 건가. 생각해보게 된다.
'벨 훅스 >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빠져나가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벨훅스, 경계넘기를가르치기] (1) | 2022.03.07 |
---|---|
페미니즘 이론이란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0) | 2022.01.22 |
치유의 공간인 이론 2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0) | 2022.01.15 |
치유의 공간인 이론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0) | 2022.01.13 |
벨 훅스와 파울로 프레이리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0) | 2022.01.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