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의 앞에 벌어졌던 상황 자체부터 일종의 난관이었다. 벨 훅스는 평소에 프레이리 연구에서의 성차별적 측면을 이미 비판해온 바 있었다. 이 만남은 벨 훅스가 산타크루즈 대학의 학생이면서 강의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아무도 프레이리가 오는 공개강연이 있다는 것을 벨 훅스에게 알려주지 않아 뒤늦게 알았고, 불참자의 자리를 대신하여 겨우 참석했다고 한다.
아무리 벨 훅스라지만 학생이었는데, 강의를 하고 있을 때였다니 대학원생이었을 것 같은데, 교수의 권력, 학계에서 권위자의 권력을 가장 두려워할 때가 사실 그 때인데, 벨 훅스는 용감히 프레이리에게 비판적 질문을 했던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이 그 질문을 막고 평가절하했다니, 도전적인 질문이었겠지. 하지만 프레이리 본인이 그 질문에 집중해주었을 때 벨 훅스는 그가 글대로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에 대해 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는 쉽지만, 말대로 혹은 글대로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프레이리는 그 이후 연구에서 성차별적 측면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고 되어 있으며, 그래서 벨 훅스에게뿐 아니라 프레이리의 글을 읽는 또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프레이리같은 사람이, 자신의 이론이나 주장의 성차별적 측면에 직면했을 때 그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사람이, 정확히는 그런 남성이, 그래도 어딘가에 있기를. (있을까? 있겠지?!)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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