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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스터디/Teaching Community

과거에 직면함으로 자유로워지기 [벨 훅스의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by 페페연구소 202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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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은 벨 훅스가 자신의 가족에 관해 말하는 맥락에서이다. 더 구체적으로 하자면, 부모님에게 쓰는 편지글 중 한 부분이다. 벨 훅스가 유명인이 되었는데 하도 본인 글과 강연 등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다녀서 부모님이 그에 대해 불편해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벨 훅스가 부모님에게 쓴 편지이다. 

아마도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거나 타인의 감정을 돌아보는 일을 하도록 훈련받은 적이 없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러겠지만, 누군가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 '잊어버려'라고들 흔히 말한다. '다 잊어버리고, 새출발 해'라고도 말한다. 벨 훅스가 이 글에서 콕 집어 꼬집는게 또한 그런 말들과 그런 말 뒤에 감추어져 있는 관점이다. 과거의 고통스런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재에 그 일에 대처하는 한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치유받는 것은 아니라고 벨 훅스는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용기를 내어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하고, 그럼으로써 그 사건들을 이해하고, 수치심(shame) 없이 그 사건들에 직면할 수 있을 때, 그 때 우리는 치유받을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5월은 가정의 달, 나에게는 어린이날 선물을 챙겨줘야 하고 시가 어른들께 선물이나 다녀올 궁리를 해야 하는 정도의 감흥밖에 없는 달이다. 누군가에게는 더 힘들 수도 있겠다. 특히 사랑하고 싶지 않은/사랑할 수 없는/상처투성이인 가족들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벨 훅스가 한 것처럼 가족 내에서의 과거의 경험을 꺼내놓고 이야기하며 치유받을 수 있고, 이렇게 부모님께 편지를 쓸 수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어쩌면 가족적 특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근데 벨 훅스가 부모님에 관해 무슨 부정적인 말을 했더라..?! 가부장적인 아빠 욕을 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벨 훅스의 다른 책들을 한 번 뒤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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