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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책 (저서, 역서)/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북토크 소감 모음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by 페페연구소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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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2월까지 총 5회차에 걸친 온라인 북토크를 무사히 마쳤다. 참가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설문을 했고, '전반적인 소감'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들에 또 한 번 힘이 났다. 페미니즘을 책으로만 익히고 있었다는 참가자의 말, 페미니즘이 외롭고 고독한 싸움 같았다는 참가자의 말에 나의 옛 모습도 겹쳐졌다. 페미니즘을 미국의 대학에서 처음 공부했으니 나도 페미니즘을 책으로만 익혔던 경우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시가에 맡겨 키우던 아이를 데려오고, 연이은 둘째아이의 임신 출산, 두 아이 양육으로 충분히 버거웠다. 마음 한 켠에 페미니즘을 늘 붙들고 살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외롭고 고독한 전장같았던 시절이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페미니즘으로는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살았던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도 강의를 하기는 했지만, 그 시절에 만난 학생들은 나의 동료나 내가 무언가를 배울 사람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내가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하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문명특급의 윤여정배우 인터뷰를 보았다. 온갖 욕을 먹느라 자신이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같이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다는 윤여정배우가 한 말 중에서, '그러니까 오래 살아야 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냥 오래 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계속해서 일하면서 오랫동안 버티는 것. 내가 윤여정배우만큼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그 동굴같던 혹은 터널같던 시간을 걸어온 내가 계속 조금씩 걷다보니 누군가를 만났고, 그렇게 해서 지금 하는 일로 누군가에게 살아있다는 느낌, 함께하고 있음이 실감나서 가슴 벅찬 느낌을 줄 수 있다니. 그래, 세상은 변하고 있고, 변해야 한다. 하지만 가만히 있기만 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조금씩 매일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걸어갈 길에는 또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오래 살다 보면 알게 되겠지. 단 한 번도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문득 오래 살면 무슨 일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정말 오랜만에 받아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는 참가자분의 말로 게시물을 마무리했다. "너무"를 다섯번이나 써주다니!!!!! 기분좋은 느낌으로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연결될 수 있는 기회, 또 잘 만들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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