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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책 (저서, 역서)/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학교에서 '성' 얘기, 해도 되나요?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by 페페연구소 202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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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의 문화는 비단 아동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인들의 문화를 보고 배우는 것이다. 학교에서 '성' 얘기가 꺼려진다면, 학교 밖 성인들의 세계에서는 과연 '성' 얘기가 어떤 방식으로 되거나 혹은 되지 않고 있는지도 함께 돌아보아야 한다. 언제까지 '성=야한 것'으로 치부하고 말하기를 금기시할 것인가. '야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살펴보았는데, '천하게 아리땁다'(표준국어대사전), '성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는 뜻이 등장한다. 또한 놀랍게도 '야(冶)'자는 한자어였고, 6번째 뜻으로 '예쁘다, 요염하다'란 뜻이 있었다. 언어학자가 아니라서 더 이상 어원을 파고들지는 못하겠으나, 학교에서든 어디에서든 '성'이 감추어야만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지금 사회에서, 도대체 '야한 것'이 무엇이길래 그러는지 묻고 싶다.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온라인 북토크 3회차, '학교에서 성 얘기해도 되나요?'의 토크 저자인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성을 금기시하고 통제하는 학교의 현실을 말한다. 그러나 중학교 교사 김병성은 학기 초에 늘 등장하는 '첫사랑 이야기' 등의 질문을 성찰하면서, 어쩌면 학생들이 선생님과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이 '성'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성찰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교훈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아 학생들의 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대화가능한 상대가 되는 것, 완벽하게 모든 성 지식을 알 필요가 없으며, 함께 고민하고, 일상의 질문들을 던지며, 학생들 스스로 묻게 만드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런 일들은 비단 학교에서만 행해져야 하는 일은 아니다. 온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성'에 대해 이런 태도를 갖고 함께 말하기 시작한다면, '성'을 빌미로 여성을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온갖 종류의 범죄들이 없어지는 날이 조금은 더 빨리 앞당겨 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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