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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책 (저서, 역서)/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누구도 해치지 않는 놀이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by 페페연구소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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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최초 신고, 보도자인 추적단불꽃이 그 텔레그램 방들에서 본 것들 중에 가장 끔찍했던 것은, 무시무시한 성착취를 그곳 가해자들이 '놀이', 즉 유흥과 재미로서 즐기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N번방이후교육을말하다, 12쪽). 단지 돈을 내고 구매했다는 이유만으로, 한없이 잔혹한 일을 즐겼다는 점이다.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의 가장 마지막 챕터인 '문화예술인이 말하다'에서 직장인이자 문화예술인인 정다희는 어떻게 이 잔혹한 놀이를 멈출 수 있을지 질문한다. 누군가를 깔아뭉개지 않고도, 서로 존중하면서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의 411쪽, '모두 슈퍼스타가 될 필요가 없으니까'라는 글에서 저자 정다희는 직장에 다니면서 한편으로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삶에서의 문화예술은 어떤 의미인가. 텔레비전 방송사의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에서처럼, 예컨대 노래하며 노는 일도 누군가를 누르고 경쟁에서 1등을 해야만 가치있는 일인 것인가.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우리를 둘러싼 문화를 어떻게 즐기고 향유하며 창작하며 살아왔는가. 이런 존재하지 않는 역사를 생각해보는 질문을 던진다.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즘을 길고 오래 하려면, 즐겁게 해야 할 수 있다. 지치는 고비마다 즐거운 포인트들과 함께,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가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페미니즘을 하는 길에도,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가 필수적일 것이다. 다들 어떻게 노는지, 누군가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서로 존중하면서, 돈을 소비만 하지는 않으면서,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의 그 가슴뻐근한 상쾌함(416쪽)을 제대로 즐기면서 어떻게 노는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놀지, 마지막 북토크 5회차에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저자들이 많아서 이런 일 저런 일 함께 재미있게 도모해볼 수 있다는 게 너무도 즐거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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