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다른 누군가의 존재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철저히 인식하고 있어야 함을 가르친 벨 훅스의 학습공동체. 동성애자 학생들의 예를 들었다.
지금이야 페미니즘이 사회적 분위기가 되어서 동성애자 및 성소수자에 대한 담론도 들을 수 있지만, 그런 게 전혀 없었던 나의 20대 시절. 미국 유학을 갔을 때 첫 학기 첫 수업에서 교수는 옆사람과 자기소개를 하라고 시켰다. 내 옆에 앉은 건장한 흑인 아저씨와 이런저런 자기소개를 하다가, 그 때 막 신혼이었던 나는 그의 결혼과 연애에 관해 집요하게 캐물었고(아마 그랬을듯ㅠㅠ), 그는 결국 자신이 게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너무도 충격을 받아서, 내가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했는지 아닌지도 기억이 안 난다. 내가 화들짝 놀란 것은 내가 이렇게 꼬치꼬치 캐물어서 처음 만난 나에게 이렇게 어쩌면 원치 않았을 커밍아웃을 하게 만들다니!하는 것이었는데, 어쩌면 게이인 사람을 내가 만났다니!하는 충격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내가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더 미안한 일일까 아닐까를 고민했던 것은 생각이 난다. 왜냐면 또 어찌보면 게이가 게이라고 말하는 게 왜 내가 미안해해야 할 일일 것인가, 그가 자신의 커밍아웃을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워하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는게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고민하다가 어떻게 했는지 생각은 안 나지만.
그래서 벨 훅스가 얼마 동안 어떻게 학생들의 혐오발언을 중지시키고 사랑이 있는 학습공동체를 만들어갔는지가 궁금하다. 나도 벨 훅스의 강의실에 들어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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