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누군가의 신체를 직접 만지고 훼손하지 않더라도, "눈, 움직임, 말로도 성적 안전감을 파괴할 수 있다". 수십년 전 그 날, 버스 정류장에서 날 따라 내린 허름한 그 놈이 지껄이던 "너 나한테 먹히고 싶냐?"와 어쩌면 이리 닮아있는지. 수법이 똑같아서 유치하고 저속하여 토가 나올 정도다. '82년생 김지영' 책에 나오는, 학원에서부터 따라와서 곁에 바짝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던 그 같은 학원 수강생 남자의 협박도 정말 너무 똑같다. "너 항상 내 앞자리에 앉잖아. 프린트도 존나 웃으면서 주잖아. 맨날 갈게요, 그러면서 존나 흘리다가 왜 치한 취급하냐?" 구역질나지만 굳이 기록한다. 이렇게 모아서 기록해 놓으면 혹시라도 누군가가 보고 여자들이 정말 이런 협박을 일상적으로 겪는구나 하고 정말 혹시라도 깨닫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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