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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스터디/The Feminist Classroom

고정관념 해체하기

by 페페연구소 202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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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남녀공학 대학에서 강의하고 종강 즈음 받았던 강의평가가 생각난다. 군대에서 제대한 복학생 남학생이, 그 동안 복학생이라 받는 기대와 시선 때문에 위축되고 힘든 점이 많았는데, 이 수업에서 토론이나 역할극을 포함한 여러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힐링도 되었다고 했다.
남녀공학에서 페미니즘적으로 강의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 학기에는 페미니즘 관점은 사실 최소화하고 대신 평생교육적으로 그냥 내 스타일대로 강의한 학기였다. 그래서 사실 평소처럼 여학생들 임파워링에 특별히 초점을 두지는 못했는데, 대신 이런 코멘트를 받았다.
내가 학교다닐 때 주로 제대 후 복학한 남자 선배는 교실 내 권력자였다. 일단 나이도 몇 살 더 많고, 학업에의 열의가 넘쳐보였고, 아는 것도 많아 보인 것이, 늘 교실에서의 토론을 독점하다시피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 수업에서 만난 복학생 남자아이는 캠퍼스 내 사회적 기대와 시선 때문에 위축되고 힘들었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시선이란, 고정관념이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그 때 그 수업에서 그 복학생 남학생은 지적 정서적으로 성장한 것일 수도 있다. 여자든 남자든 누군가에게,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감을 찾게 되며, 타인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는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 동안 내가 해오던 일을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 여러모로 읽은 보람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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